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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혹한기로 치닫는 경기… 기재부의 위기의식이 안 보인다


통계청은 29일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해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생산이 지난달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의 반등이다.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가계의 씀씀이가 줄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본격적인 혹한기로 치닫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만에 하락했고, 앞으로의 경기를 바라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악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은 1년 전보다 15%나 감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반도체 실적이 충격적인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데 국회의 행태를 보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는 4개월을 끌어온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을 지난주 처리하면서 법인세 투자세액 공제율을 여당(20%)은 물론 야당(10%) 안보다 훨씬 적은 8%로 축소시켰다. 25%의 법인세 공제율로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만 미국 등과 어떻게 경쟁하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여당의 20% 공제 안이 통과되면 2024년 법인세가 2조6970억원 덜 걷힐 거라 반대하며 얄미운 시누이 역할까지 하고 나섰다. 그간 법인세 부담이 줄면 투자, 고용이 늘어 세수가 확대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장한 게 기재부 아닌가.

더구나 기재부가 정책의 적절한 믹스를 통한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의향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내년 경제의 ‘상저하고’를 예상하며 재정을 상반기 중 65% 이상 신속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1월 2일부터 즉시 집행을 다짐했다. 문제는 조기 집행과 공공요금 인상 시점이 겹치는데 이를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국전력의 빚 30조원 해소를 위한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서울시의 4월 버스·지하철 요금 300원 인상이 예고됐는데 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재정을 통한 경기진작 효과를 상쇄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공공요금의 민간 요금 영향을 고려할 때 이런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각종 제품 가격의 연초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1월에 설 연휴까지 끼어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데 정부 눈에는 아직도 현 상황이 위기로 보이지 않는 건지 걱정된다. 재정 조기 집행 등 도식적이고 뻔한 정책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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