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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출정식 같았던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풍경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6~2018년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봐줬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무죄를 자신하고,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만큼 명확한 것은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풍경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정치 이벤트로 만들었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 대표 지지자 600여명이 모여 “우리 진짜 대통령” “이재명 무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40여명도 함께했다. 이 대표는 검찰 청사까지 100여m 거리를 15분간 지지자들과 함께 걸었다. 이후 포토라인에 서서 23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낭독했다. 입장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등이 등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은 유례없는 탄압이며,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 공여 혐의가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국회의원·지지자들을 모아 세를 과시하며 검찰을 공격하고 무죄를 강변하는 것은 지나쳤다. 진영 논리를 강화하고, 국가의 사법체계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검찰의 수사를 ‘사법 쿠데타’라고 규정한 이상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무죄면 진실이 승리하는 것이고, 유죄면 검찰의 탄압이라는 논리는 자기중심적이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 사건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몇 차례 더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때마다 수사를 거부하거나 세 과시로 검찰을 압박할 것인가. 검찰이 과도하게 이 대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는 것도 사실이다. 수사는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형평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만 이 대표도 검찰 수사를 진영 간 정치 대결로 몰아가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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