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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각한 저출산 문제, 정쟁에 휩쓸릴 사안인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신년 초 언론 인터뷰와 기자 간담회에서 제기한 헝가리식 출산 지원정책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한 반발에 나 부위원장이 물러난 것이다. 여권의 중량급 정치인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인지, 전당대회를 앞둔 윤심 개입 연장선상으로 봐야 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문제는 저출산이 정치권 이전투구와 정쟁에 휩쓸려 유야무야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부위원장의 헝가리 정책 소개가 다소 성급한 측면은 있다. 본격적인 회의 한 번 없이 조율되지 않은 아이디어 차원의 내용을 불쑥 꺼냈다. 2019년 도입된 헝가리 출산 정책은 신혼부부에게 약 4000만원을 대출해 주고 5년 내 첫째 자녀를 낳으면 이자 면제, 둘째는 대출액의 3분의 1, 셋째를 낳으면 전액 탕감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출 원금까지 탕감해준다는 점은 포퓰리즘적 성격이 없지 않다. 연간 약 1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더욱 쉽게 볼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야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 0.79명으로 세계 최저다. 저출산은 국가 지속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기에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해결해야 할 문제다. 2020년 기준 헝가리 합계출산율(1.56명)은 한국(0.89명)의 두 배가량이다. 파격 정책에 올인해야 할 곳은 오히려 우리다. 집값이 1%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주택 문제와 출산율 제고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저출산 대책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테이블 위에 놓고 소통과 협의를 해야 한다. 정쟁은 정쟁이고 저출산고령사회위를 하루빨리 정상화해 국가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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