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강제징용 문제 풀려면 피해자와 일본 더 설득하라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제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피켓을 들고 참석해 있다. 뉴시스

정부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한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 측 재단(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주관해 한일기본조약의 국내 수혜 기업들이 출연한 기금으로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전범 기업 외 다른 일본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금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표명해 왔던 반성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사과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국내 여론 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해 일본 측과 협의에 나설 것이라는데 너무 성급한 행보다. 정부의 방안은 전범 기업의 배상 참여와 사과가 필요하다는 피해자 측 주장과 거리가 멀어 해법이 되기 어렵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채무를 대신 변제해 주는 게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효력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피해자들은 정부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부정하고 일본 전범 기업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만드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강행한다면 사상누각의 해결책이 될 것이고, 피해자의 반발로 사문화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되풀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을 정부는 새겨듣기 바란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한·일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고 해결해야 할 현안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이날 외교부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주최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얼렁뚱땅 과거사를 얼버무리는 해결책은 원치 않는다” “일본 정부와 기업이 감당해야 할 몫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전범 기업의 배상 참여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 표명이다. 정부는 일본 정부에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