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농촌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신작로(新作路)가 등장한 것입니다. 신작로는 농촌주택 개량과 농경지 정리를 앞당겼습니다. 당시 제 고향에도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곧게 뻗은 길이 등장했습니다. 넓은 길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농촌에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일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이들은 그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도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낮고 비바람이 칠 때입니다. 워낙 급히 만들다 보니 피할 곳을 마련하지 못해 오롯이 온몸으로 추위와 바람, 비를 받아 내야 했습니다. 그런 날이면 아이들은 비바람과 추위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좁고 구부러진 옛 동네 길을 통해 등하교하곤 했습니다.

우리 삶에는 신작로만 필요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때로는 좁고 구부러진 길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넓고 곧게 펴진 길이 늘 지름길인 건 아닙니다. 때로는 좁고 구부러진 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불편함도 삶 속에서는 꼭 필요합니다. 이걸 고려하고 산다면 조금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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