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시론

[시론] 자립준비청년 지원 더 강화해야

강은미 국회의원·정의당


2022년 두 명의 광주 자립준비청년 사망 소식이 있었다. 그간 행정적으로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방자치단체는 제대로 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정부의 지원정책이 현실적으로는 얼마나 효과가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같은 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첫날에 자립준비청년이 보호시설에 2년 이상, 만 18세까지 머물러야만 각종 자립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시설 장기화를 부추기며 탈시설 로드맵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보호중단아동에게 자립 지원 혜택이 없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호중단아동에 대한 지원 사각지대가 맞다”고 인정한 뒤 “공적 지원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시설 중심의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의 보호아동 탈시설 선언 의지를 확인했다.

자립준비청년이 시설 혹은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에서 지내더라도 무엇보다 원가정에 복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보호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십년이 넘는 오랜 기간 보호시설에서 지내다가 만 18세가 지나면 혼자 지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전부터 원가정에 돌아가서 지낼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혹여 원가정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자립준비청년의 상황에 맞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자립준비청년 곁에 언제나 지켜보고, 조언하고, 안내하는 지지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길을 잃고 헤매다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영국은 보호대상아동에게 반드시 개인상담사를 지정하고 만 25세까지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개인상담사는 최소 8주마다 보호종료청년을 면담하고, 주거지를 옮길 경우 7일 이내에 방문해 주거 적절성을 평가하는 등 적극적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립준비 전담요원이 있지만 시설이 아닌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에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했고 2023년 예산에도 증액 요청을 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반영이 안 됐다.

국회에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어 공동생활가정, 자립준비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현실적으로 자립준비 지원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부족해 지원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정보가 교류될 수 있고, 주변에서 주기적으로 관심을 갖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로 나와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서로 의지하며 연락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먼저 자리 잡은 선배를 보면서 후배들은 용기와 힘을 얻고, 선배들은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다질 수 있다. 정부가 직접 하지 못하면 위탁하는 방식 등의 커뮤니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필자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위해 아동복지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일명 ‘자립준비청년미래설계지원법’이다. 국가와 지자체가 보호대상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 이후에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 및 일상생활 상담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립 지원 대상자마다 전담상담사를 배정해 안정적인 자립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자립준비청년에게도 지속적인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는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자립준비청년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에서 지낼 수 있도록 제도적인 부분을 강화하고, 현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강은미 국회의원·정의당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