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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포괄임금제

라동철 논설위원


직장인들은 사용자와 계약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일하고 월급이나 주급 등 약정한 방식으로 임금을 받는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에 대한 기본임금이 정해져 있고 이를 초과해 일하면 연장근로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 근로 시엔 야간근로수당이, 휴일 근무 때는 휴일근로수당이 추가된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은 통상임금의 1.5배다. 장시간 일하거나 생체 리듬을 해칠 수 있는 야간 또는 직장인 대부분이 쉬는 휴일에 일할 경우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포괄임금제는 이와는 다른 방식의 임금체계다. 실제 일한 시간을 계산해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매월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수당을 일정한 금액으로 정해 주거나 그 금액을 기본임금에 뭉뚱그려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계에 어긋나지만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거나 근로시간대가 일반적이지 않은 특수 직종을 중심으로 확산돼 왔다. 출장과 외근이 잦은 영업직, 야간 경비직, 업무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 IT 개발 종사자들이 주된 대상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은 포괄임금 계약이 60%가 넘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관행이 됐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일한 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아니다 보니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한다. 공짜 야근, 무임 노동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장시간 노동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법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대법원 판례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포괄임금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하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지급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올해를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의 원년으로 삼고 전례 없는 강력한 조치(근로감독)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고용부가 포괄임금과 관련한 편법적 임금 지급 관행에 대한 근절 대책을 다음 달 발표하기로 했는데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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