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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속초의료원

전석운 논설위원


윤석열정부가 연내 확정할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은 중증응급의료센터 확대가 골자다.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전국 어디서나 1시간 내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현재 40곳에서 50~60곳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이 안에는 그러나 인력 양성과 공급에 대한 계획은 없었다. 현재도 인력 부족으로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응급의료센터가 태반인데 인력 확충 없는 응급의료센터가 제대로 운영되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기존 응급의료센터 중에는 인력 부족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곳이 너무 많다. 속초의료원도 그중 하나다. 이 의료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퇴사해 일주일에 나흘(목~일)만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월~수 사흘간은 주야간 모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 이달 말에는 1명이 또 사표를 낼 예정이어서 그 전에 충원을 하지 못하면 응급의료센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만일 속초응급의료센터가 문을 닫은 시간에 중증응급환자가 찾아오면 강릉아산병원에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보내야 하는데 속초의료원에서 57㎞ 거리다. 자동차로 1시간 걸린다.

의료원은 궁여지책으로 연봉 4억2000만원을 제시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 모집에 나섰다. 연봉 3억2000만원을 제시한 지난달 1차 모집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1억원을 더 올린 것이다. 지방의료원 페이닥터(월급쟁이 의사)가 받는 평균 연봉의 2배 가까운 급여를 제시하자 마감일인 21일 지원자 3명이 서류를 접수했다.

인력 부족은 속초의료원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응급의료센터를 유지하려면 주요 과목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최소 5명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지방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주요 과목 진료 의사가 5명 이상인 곳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응급의료센터를 확대하기 전에 인력 확충 계획부터 세우기 바란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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