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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정말 사람 같은 AI는 얼마짜리일까

태원준 논설위원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매년 재미 삼아 사내 설문조사를 한다. 정말 사람 같은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언제쯤 만들어질까를 묻는데, GPT-3(챗GPT의 기반 모델)를 완성한 2020년 가장 많은 직원이 답한 시점은 “15년 이내”였다. 이런 이벤트를 하는 건 AGI를 누구보다 먼저 만드는 게 목표여서다. 이들이 성경처럼 여기는 2015년 창립헌장엔 “인간의 생산성을 능가하는 AGI를 만들어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한다”고 적혀 있다. 몇몇 빅테크 기업이 AGI를 독점하면 디스토피아로 치달을 수 있어 그들보다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이들은 믿는다.

그래서 빅테크와 차별화한 비영리단체로 출범했는데, 3년 만에 헌장을 살짝 수정하며 영리 자회사를 세우고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10억 달러 투자를 받았다. 당시 오픈AI는 “AGI는 결국 가장 큰 컴퓨터를 가진 자가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런 컴퓨터를 만드느라) 길어야 5년 안에 이 돈을 다 쓸 것 같다”고 했다. 이 무렵 오픈AI 공동설립자인 일론 머스크는 이사회를 떠났다. 영리 회사 전환이 초심을 잃은 거라고 여겼다. 꼭 이뤄야 하는 선한 목적과 그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돈. 가치와 수단 사이에서 머스크는 전자를, 오픈AI는 후자를 택한 셈이었다.

10억 달러를 다 써갈 즈음 챗GPT를 대중에 공개했다. 실무팀에 지시가 내려간 건 공개하기 불과 2주 전이라고 한다. 원래 올해 GPT-4를 공개하려 했는데, 챗GPT가 급히 끼어들었다. 폭발적 반응을 얻자 MS는 즉시 100억 달러를 더 투자했고, 오픈AI는 더 사람에 가까워질 다음 모델의 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챗GPT는 175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졌다. 이것이 인간 뇌의 시냅스 개수와 맞먹는 100조개까지 확대되면 정말 사람 같아질 거라고 추측한다. 몇 번째 GPT 모델이 그리될지 알 수 없지만, 그리되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돈을 누군가 투자할 텐데, 언젠가 등장할 AGI가 과연 투자자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모든 인류에 이롭게 쓰일 수 있을까….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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