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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소방관

전석운 논설위원


소방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다. 독일 시장조사분석 기업인 GfK가 2018년 주요 20개국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소방관을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로 꼽은 나라가 11개국이었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스웨덴, 폴란드, 이란, 브라질이었다. 응급구조사가 각각 1위에 오른 영국과 네덜란드, 일본까지 포함하면 생명을 구하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은 전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와 지지로 보인다. 국내 포털사이트 알바몬의 설문조사(2016년)에서도 소방관은 구급대원과 함께 대학생이 꼽은 ‘존경하는 직업’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소방관은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된 직업’ 1위에 지목되기도 했다. 고귀한 소명의식에 비해 순직과 부상 위험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순직한 소방관은 55명이었다. 화재 진압 중 숨진 소방관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업무 수행 중 부상당한 소방관은 10년간 4219명에 달했다. 이태원 참사처럼 현장에서 ‘더 많은 인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며 ‘소방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6일 또 한 명의 젊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순직자의 이름은 전북 김제소방서 소속 성공일(30) 소방사다. 임용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소방관인 그는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70대 할머니를 구조했다. 이후 “집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는 할머니의 외침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집 전체를 빠르게 휘감은 불길이 1시간20여분 만에 진화될 때까지 그는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성 소방사는 거실에서, 70대 노인은 방 안에서 각각 발견됐다. 성 소방사의 유해는 오는 9일 전북도청장으로 치러지는 영결식을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고인의 영면을 빈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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