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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KBS 수신료

라동철 논설위원


TV를 소유한 가구나 사업장 등에 부과되는 수신료(월 2500원)는 공영방송 KBS와 EBS의 주요 재원이다. 별도 징수해 오다 1994년부터 한국전력공사에 위탁해 전기요금 고지서와 합산해 청구되고 있다. 수신료의 약 91%는 KBS, 3%는 EBS에 배분되고 나머지 6%는 한국전력이 위탁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영리를 추구하거나 정부나 광고주 등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충실할 수 있도록 물적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해외 여러 나라들이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공영방송 수신료는 가구당 월 18유로(약 2만5000원), 영국 BBC는 연간 159파운드(약 26만원), 일본 NHK(지상파)는 월 1225엔(약 1만1800원)이나 된다. KBS는 이들의 10~20%에 불과한데도 논란 거리가 된지 오래다.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더라도 반강제적으로 내야해 불만인 이들이 적지 않다. KBS 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방만 경영 행태가 부각되면 이런 여론은 더 거세진다.

대통령실이 지난 9일 홈페이지 ‘국민참여 토론 코너’에서 TV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을 토론에 부쳤다. 분리 징수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입장을 제시한 후 국민들의 의견을 구했다. 대통령실은 다음 달 9일까지 토론을 진행한 후 결과를 관련 부처에 전달할 예정인데 제도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분리 징수로 바뀌면 납부하지 않는 시청자가 많아질 게 뻔하다. 전체 재원의 절반가량을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는 KBS에는 치명타가 될 게다. 공영방송의 존립 기반이 허물어지는 일이어서 별도의 재원 대책이 필요하다. 영국, 프랑스에서 수신료 폐지 움직임이 있지만 예산 지원 등 대안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 재원 대책은 빠진 채 징수 방식 개선 공론화에 착수한 대통령실의 의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돈줄 죄기로 공영방송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야권이 지적했는데, 괜한 억측일까.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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