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주례 회동, 정기 회동

남도영 논설위원


주례 회동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회동 때부터였다. 당시 내각제 각서 파동으로 노 대통령과 김 대표, 민정계와 민주계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다. 파국을 막기 위해 김윤환 총무가 주례 회동 아이디어를 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서로 만나지 않으니까 작은 문제도 오해가 생기고 틈이 넓어진다”며 “주례 회동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그 이전에도 여당 대표는 당 총재인 대통령을 찾아가 당무 등을 보고했지만 정기적인 것은 아니었다.

주례 회동은 노무현정부 들어 폐지됐다. 노 전 대통령은 당 총재직을 맡지 않았고, 당직 인선과 공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7대 총선이 끝난 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주례 회동을 부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노 전 대통령은 거부했다. 그런 노 전 대통령도 임기 말에는 당정 분리가 맞는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례 회동은 이명박정부 들어 부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정례 회동’을 시작했다. 2주마다 한다고 해서 주례 회동이 아닌 정례 회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책임 정치 구현과 정책 협의 강화가 명목이었다. 문재인정부는 당·정·청 일체를 강조했지만 별도의 정례 회동을 하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매달 두 차례 ‘정기 회동’을 하기로 했다. 당정 간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정 일체론과 윤 대통령의 당 명예대표안도 거론됐다. 이명박정부 때도 정례 회동에 앞서 친이계를 중심으로 당정 일체론이 나왔다. 당정 일체와 정례 회동은 사실상 한 묶음이다. 당정 분리가 좋으냐, 당정 일체가 좋으냐는 판단이 쉽지 않은 주제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의 정기 회동이 일방적 지시가 이뤄지는 자리가 아닌 민심을 전하고 민생을 고민하는 자리이길 바란다.

남도영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