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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19 중간 숙주 동물

남도영 논설위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화난(華南) 수산시장이라는 게 정설이다. 2020년 1월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표본 585개 중 33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이 중 21개는 수산시장 안 가게에서 나왔다. 특히 14개는 야생동물 거래 가게나 그 주변에서 발견됐다. 2020년 1월 2일까지 정체불명의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41명 가운데 27명(66%)이 화난 수산시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코로나19의 원래 숙주는 박쥐로 추정된다. 다만 박쥐로부터 인간에게 직접 전염된 것은 아니라는 설이 유력하다.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의 유전적 유사성이 낮기 때문이다. 박쥐가 다른 동물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겼고, 중간 숙주인 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SARS)와 메르스(MERS)도 박쥐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각각 사향고양이와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 여러 동물이 거론됐다. 박쥐를 먹는 코브라과의 중국산 뱀(krait), 국제 멸종 위기 동물인 천산갑(穿山甲) 등이 중간 숙주로 지목됐다. 그런데 천산갑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코로나19의 연관성이 낮다는 연구도 있었다.

최근 너구리가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연구진과 중국 연구진이 비슷한 주장을 했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자의 유전자 샘플에서 화난 수산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었다. 개과인 너구리는 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확신할 수는 없다. 인간이 너구리에게 코로나19를 옮겼을 수도, 다른 동물이 중간에 개입했을 수도 있다. 더 정확한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데, 지난달 코로나19 근원을 밝히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가 중단됐다. 중국의 비협조가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정확한 전파 경로도 밝히지 못한 셈이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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