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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노마스크

한승주 논설위원


‘노마스크 포비아’는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5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코로나19 시기에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들이 특히 그렇다. 서구권과 달리 우리는 아직도 마스크 착용이 보편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습관이 된 익숙함, 상대방에 대한 존중, 미세먼지 등이 이유로 꼽혔다. 2년 넘게 마스크를 쓰다 보니 이게 진짜 내 얼굴 같고 편하다는 느낌이다. 덜 꾸며도 되고 표정관리를 안해도 되니 심미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좋다. 실제로 영국의 한 실험 결과 남녀 모두 마스크로 가린 얼굴이 안 쓴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뇌가 마스크로 가려진 부분을 좋은 쪽으로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마스크 미인’ ‘마기꾼’(마스크+사기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또 비말이 상대방에게 튀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은 에티켓으로 여겨진다.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20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년5개월 만의 해방이다. 하지만 이날 풍경도 전날과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안 벗으니 눈치가 보인다는 얘기가 많았다. 마스크 규제 변화와 관계없이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75%나 됐다. 코로나 관련 대부분의 조치가 사라진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930명으로 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우리보다 먼저 마스크 규제를 풀었던 홍콩에선 호흡기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대중교통 노마스크는 자율방역의 시작이다. 민낯이 불편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 문화에선 당분간 마스크 착용이 계속될 듯하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대기 질이 좋아져 자연스레 마스크를 벗게 될 날에는 자율방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코로나가 멀리 사라져있기를 기대한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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