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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10억 그루 나무 심기

고승욱 논설위원


왕가리 마타이(1940~2011)는 케냐의 여성 환경운동가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생물학을 공부했고, 수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나이로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1977년 그린벨트운동이라는 환경단체를 설립하면서부터다. 힘들게 사는 여성들에게 묘목을 길러 남벌로 황폐해진 땅에 심도록 했다. 환경보호와 일자리 제공을 통한 여성 자립을 동시에 겨냥한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그린벨트운동은 우간다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진출해 3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200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 마타이는 ‘나무들의 어머니’라는 영광스러운 별칭을 얻었다.

2006년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유엔 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12)에서 그린벨트운동은 ‘10억 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plant for the planet: the billion tree campaign)’으로 거듭났다. 인류 생존의 가장 큰 위협인 기후변화를 막는 손쉬운 실천이 나무 심기라는 점에 모두 공감했고, 이 캠페인은 곧 유엔 환경계획(UNEP) 공식 프로그램이 됐다. 2009년 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COP15에서 “지난 3년 동안 중국 73억 그루, 에티오피아 14억 그루, 터키 7억1100만 그루 등 많은 국가가 인상적인 수의 나무를 심었다”며 캠페인의 성공을 알렸다.

지난해 8월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기 위해 몽골은 2030년까지 10억 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몽골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직접 노출된 나라다. 지난 80년간 평균기온이 세계 평균보다 2.2배 높은 2.25도 상승했고 연간 강수량은 7% 넘게 줄었다. 그 결과 나라 전체가 급속히 말라붙어 국토의 76.9%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를 막을 방법은 사막에 나무를 심고 꾸준히 물을 주며 관리하는 것뿐이다.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출발한 누런 황사가 서울 하늘을 온통 뒤덮었다. 기후변화의 무서움을 다시 절감하는 하루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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