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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통해 아이들도, 어른들도 실수 반복하지 않기를”

이사라 역 배우 김히어라 인터뷰
2009년 뮤지컬 ‘잭 더 리퍼’로 데뷔
드라마 출연 위해 공연 1년 쉬어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마약에 중독된 화가 이사라를 연기한 배우 김히어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마약밀매 조직의 수장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모성애 가득한 탈북민으로 완벽히 분했던 배우 김히어라가 이번에는 마약에 중독된 부잣집 악동으로 변신해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넷플릭스 글로벌 톱을 차지한 ‘더 글로리’에서 그는 학교 폭력 가해자 집단이자 마약 중독자 이사라를 연기했다. 항상 약에 취해 몽롱하고 입에서 나오는 말의 대부분이 욕이다. 장성한 딸인데 여전히 부모에게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떼를 쓴다. 원래도 불안정했던 사라의 삶은 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의 복수 앞에 무너진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히어라는 “글로벌 1위라고 하니까 나의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은 그런 설렘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 역시 ‘더 글로리’의 대본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고 했다. 아예 처음부터 복수를 예고하고 극이 시작되는 방식이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이 자신에게 온 것에 감사했다. “오디션을 보고 집에 왔는데 회사에서 ‘지금 퀵 서비스로 대본이 가니까 빨리 읽어봐라’는 연락이 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아직 매체에서 신인이었거든요. 오디션을 계속 보면서도 저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바로 대본을 보내주니까 제가 여태 연기를 해 온 것에 대해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작진은 그를 배우로서 존중하고 배려했다. 그는 “욕이나 담배처럼 사라가 해내야 하는 게 많았다. (감독님과 제작진이) 괜찮은지 정중하게 물어봐서 감동이었다”며 “‘좋은 배우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고 했을 땐 눈물이 찔끔 났다”고 회상했다.

사라가 교회에서 동은을 만나 협박을 받는 장면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처음으로 두 사람의 위계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동은이가 저를 받아치는 장면에서 특유의 차분함과 미세한 떨림이 있었어요. 저를 친 다음에 언니가 진짜로 떨더라고요. 그 장면은 정말 동은 같았어요.”

‘더 글로리’는 국내에서 학폭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해외에서도 학폭 피해자들이 아픈 과거를 공유하는 운동이 일었다. 김히어라는 “이제부터 살아가는 아이들과 그들을 책임질 어른들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더 글로리’를 본 사람이라면 어떤 아이가 ‘괴롭다’고 할 때 그들이 어려움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용기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9년 뮤지컬 ‘잭 더 리퍼’로 데뷔한 김히어라는 주로 뮤지컬에서 필모를 쌓아왔다. 함께 무대에 서던 뮤지컬 동료들이 하나 둘 드라마로 진출하면서 그도 욕심을 냈다. 기회가 오면 언제든 잡기 위해 공연 스케줄을 1년간 비웠다. 그러면서 2021년 ‘괴물’을 통해 드라마에 처음 출연했다.

김히어라는 “드라마에 나오려고 공연을 1년간 쉰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용기를 냈다”며 “공연에서는 정의롭고 진취적인 인물을 주로 맡았는데 (사라를 보고) 공연 관계자들이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더 글로리’ 덕에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 사랑을 받게 됐다. 당연히 최고의 작품”이라며 웃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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