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터’ PK 표심 노린 정치권 덕에… 산은 부산 이전 급물살

YS때 증권거래소 이전 첫 거론
지방 세수·채용 등 ‘긍정 효과’

산업은행 본점 전경. 국민일보DB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부산·경남(PK)의 표심을 붙잡으려는 정치 공학이 있다. 역대 정권은 ‘전략적 요충지’인 PK 지역의 표심을 얻고자 금융 공기업 이전이라는 당근을 제시해 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3월 확정한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 산은뿐 아니라 금융위원회까지 이전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부산시가 산은 본점 이전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현 정권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을 뿐 아니라, 국정과제로도 선정됐다.

부산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균형발전 정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으로 꼽힌다. 부산 국제금융센터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이전하면서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전 논의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이전이 진행됐다.


역대 정권이 부산을 신경 쓰는 데는 PK 지역이 대표적인 ‘스윙보터’로 꼽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PK는 수도권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정부 한 관계자는 “돌이켜보면 과거 선거 때마다 여야 공약 경쟁으로 이득을 봤던 것은 부산”이라며 “반면 호남이나 대구 등 지역은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발표될 공공기관 제2차 이전 기본계획을 앞두고 각 지자체의 금융 공기업 이전 유치 경쟁은 치열하다. 각 지자체는 세수와 채용 문제 등으로 금융 공기업 이전을 원한다. 실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됐던 2014년 부산시의 지방세 수입(1976억원)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부산 국제금융센터가 있는 수영세무서는 2016년 11년 만에 비서울권 세무서로서 전국 세수 실적 1위를 기록한 뒤 줄곧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 공기업 이전은 지방 인재를 채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게 많다. 실제 부산대와 동아대 재학생은 지역 인재 의무채용 정책에 따른 혜택을 받고 있다. 금융 공기업이 안정적이고, 연봉 수준도 높기 때문에 지역 대학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산은 외에도 다른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시나리오가 속속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에서는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도 추가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IBK기업은행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다만 금융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바람직한 방향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책은행과 중소기업 역할 연구’ 논문에서 금융 공기업은 분산보다는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금융 공기업이 부산으로 옮겨간 뒤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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