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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목사의 플랜팅 시드] <10> 위기 없는 사역은 없다

미드저니

목회는 순탄하지 않다. 참 이상하다.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는 공동체에 왜 그리 문제가 많은지…. 우리가 죄인임이 틀림없다. 목회의 위기로 이어지는 사건 사고가 참 많다. 아마도 개척 후 가장 가슴 아픈 위기는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일일 것이다. 성도 한 사람이 찾아오면 세상이 환해진다. 강단에 선 목사에게 용기가 생기고 신나게 설교할 힘도 생긴다. 교제 시간에 그 성도를 맞이하며 환하게 웃어본다. 그날의 기쁨은 그날 저녁으로 이어지고 어쩌면 교회가 이렇게 자리를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그렇게 귀한 성도가 갑자기 교회를 떠나겠단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많은 경우 이유는 이렇다. 예배는 너무 좋은데 교제가 안 되고 너무 힘들단다. 그렇게 성도가 떠나면 세상은 다시 어두워진다. 그렇게 한 명씩 떠나가면 교회는 언제 세워질 수 있을까. 그리고 목사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해보지만 단 하나도 뾰족한 수가 없다. 개척해서 큰 교회를 이룬 목회자들은 기도하며 전도하고, 기적을 기도하면 교회가 채워진다는데 그런 일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개척교회에 가장 큰 위기 요소는 ‘목사의 절망’이다. 번듯한 교회 목사들은 대접도 잘 받고 대우도 잘 받지만, 개척교회 목사는 죽어라 섬기고 사랑해도 쉽지 않다. 마음의 우울함은 목회를 향한 열정을 차갑게 식힌다. 그나마 남아있던 한 줌의 용기마저 꺾어 놓는다. 다른 어떤 사건보다 목사의 우울함은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 인간이기에 자신의 아픔을 성도들과 나누지만 그들은 도리어 부담을 느낀다.

성도 간 관계에서도 위기가 찾아온다. 얼마 되지 않은 성도들 사이에 시기나 질투, 싸움이 나면 목사로서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들면 절대 안 되지만 그냥 놔두는 것도 안 된다. 서로를 따로 만나고 그 후 같이 만나 조율해가며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최악의 상황은 그 일로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놔두면 성도 전체가 어렵게 되고 리더십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그러니 위기에는 절대 혼자 있지 말라. 개척한 선배를 꼭 찾아가라. 선배는 아마 비슷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성도들은 목사가 그들에게 상처를 받는지 잘 모른다. 자녀가 부모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하지만 부모는 자녀에게 받은 상처를 말하지 않는다. 목사는 견뎌야 한다. 성도에게 직접 말하지 말고 이야기를 나눌 선배 목사를 찾는 게 지혜롭다. 위기에서 우울로, 우울에서 절망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척하고 뜨겁게 파이팅이 올라오다가도 또 때려치우고 싶은 욕구가 치고 올라온다. 그 두 감정 사이에서 자신의 멘탈을 잘 붙잡는 것만도 아주 훌륭한 일이다. 그 길 위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이 값지다.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사역은 없다. 그리고 그 위기가 당신의 사역을 평가할 수 없다. 게으르고 허튼짓을 해서 오는 위기는 차라리 감당하기 쉽다. 그러나 대부분 위기는 최선을 다한 후 다가오는 어두움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산 넘어 산이다. 위기 후 잠시 평안의 시간이 찾아오지만 위기는 이내 또 찾아온다. 위기는 마치 파도 같다. 파도는 맞서지 말고 타야 한다. 위기와 기회가 종이 한 장 차이로 오락가락할 때 본질을 붙잡고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위기의 순간 국밥 한 그릇 나눌 선배를 찾아놓는 것이 위기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보험일 수 있다. 이는 필자가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를 시작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가족 같은 공동체, 그래서 위기의 때에 서로 더 끌어안을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이다.

목회에는 정답이 없다. 모든 상황이 다르고 대상이 다르다. 재정 문제 때문에 어려워 죽겠는데 성도 문제까지 터지면 버티기 어렵다. 본질은 항상 처음 가졌던 생각이다. 처음 꿈꾼 교회를 다시 한번 눈을 감고 그려본다. 그리고 그 교회는 이 위기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디디고 있음을 믿어본다. 아장아장 한 걸음씩. 오늘도 위기 속에 있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한다.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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