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도 美금리도 조마조마… 6월은 돈이 불안한 달

부채한도 상향 최종 합의는 성공
강경파 설득 남아… 디폴트 시한 5일
인플레 심화에 베이비스텝 가능성
2일 고용·13일 물가지수 발표 촉각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가오는 6월은 불확실성의 달이다.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이 6월 5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예정돼있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13~14일로 예정돼 있어서다.

‘치킨 게임(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라고 비판받았던 부채한도 상향 협상과 관련해서는 28일 백악관과 공화당이 오랜 진통 끝에 최종 합의에 이르는 데 성공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이달 31일 표결이 남아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부채협상 한도 합의… 표결만 남았다

미국은 만성적인 적자 국가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대체로 많았고, 이를 국가 부채한도를 상향하면서 해결했다. 미국 달러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기축통화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02번이나 부채한도를 상향했다. 이번에도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정치적인 협상만 잘하면 되는 문제였는데, 그게 잘 안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9일부터 본격적으로 부채한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지난 24일 미국을 향후 국가신용등급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정치적인 위기가 경제적 위기로 확대됐다.

다행히 4일 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인상 협상에 최종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미 재무부가 경고한 국가 채무불이행 시한을 불과 8일 앞두고서다. 둘은 31조4000억 달러(약 4경2000조원) 규모로 부채 한도를 상향하기로 하고, 대신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협상이 최종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바이든과 매카시의 기본 합의에 대해 양당의 강경파들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더 구체적인 타결 세부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강경파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 상원의 다수당은 민주당이며 법안 투표는 31일 이뤄진다. 양원에서 부채한도 인상안이 통과되면 금융시장 불안은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

6월 미 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집중돼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상승했다. 3월 상승률(4.2%)보다 높았고 월가의 전망치(4.3%)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도 전년 동기 대비 4.7%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4.6%)를 넘어섰다. 연준이 오랫동안 목표치로 내세웠던 물가상승률 2%대와는 간극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것이 아니라 되레 심화했다는 수치에 기준금리 동결 전망은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우리 시간으로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이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는 선물 투자자 비중은 64.2%, 동결할 것으로 보는 전망은 35.8%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9일에는 6월 기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82.6%까지 치솟았으나, 4월 PCE 발표 이후 급격히 달라졌다.


이제 시장은 남은 지표 발표 결과를 유심히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6월 2일 5월 고용보고서와 13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들 지표가 강하게 나온다면 시장의 6월 금리 인상 전망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월 회의 결과와 관련해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앞으로 입수되는 주요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 차이 2%로 확대 우려

미 연준이 6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양국 기준금리 차는 1.75% 포인트로 이미 역대 최대수준이다. 미국 선물시장의 전망대로 0.25% 포인트가 추가 인상되면 한·미 기준 금리 차는 2%포인트가 된다.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3번 연속 금리를 동결해 연 3.5%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왔다. 다만 2% 포인트로 격차가 커지면 오는 7월에는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격차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나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아직 까지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9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웃돌고 있지만, 변동성만 놓고 보면 하락 중”이라며 “한은이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5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한·미) 금리 격차라는 프레임에서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금리 인상 종료 신호로 해석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을 만큼 경기가 튼튼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 인상을 한다면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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