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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현 목사의 복음과 삶] 일상의 작은 행복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별한 행복을 꿈꾼다면 실망하기 쉽다. 행복은 대개 작고 사소한 곳에서 온다.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건져 올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작은 것의 위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은 행복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산다. 행복은 신기루 같다. 행복은 낯선 얼굴을 하고 있다.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다. 자칫하면 허황한 꿈을 꾸다 우울해지기 쉽다. 지금 내 손에 잡히는 것들이 소중하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문제는 소소한 행복은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작은 행복은 숨어 있다. 사람들은 작은 것을 무시해 버린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아낼 줄 아는 것이 능력이다. 발견의 힘이다. 섬세한 관찰력이 요구된다. 행복을 찾아내는 능력은 개발될 수 있다. 행복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매일 오가는 출근길에도 행복은 숨어 있다. 지루해진 평범한 일터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 늘 만나는 친구들과 사소한 대화 속에서, 그리고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다가온다. 영화 ‘불의 전차’의 실제 주인공인 에릭 리델. 그는 육상선수로 “하나님이 나를 빨리 달리도록 만드셨어. 나는 빨리 달릴 때 너무도 큰 행복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바닷가를 거닐며 파도 소리를 듣고 바람에 밀려드는 갯내음에서도 행복은 깃들어 있다.

산행하다 우연히 마주친 약수터에서 들이켠 생수로도 코끝이 찡해온다. 텃밭에 뿌려놓은 씨앗들이 자라나는 것만으로도 좋다. 생명의 기운을 느낀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호흡하고 있다는 것만도 크나큰 은총이다. 모든 것이 충족된 완벽한 행복은 없다. 모든 것이 다 채워진 완전한 행복을 구하면 안 된다. 모자란 속에서 행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퇴근길 정체된 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을 때가 있다. 때마침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때 눈을 지그시 감고 음미하면 한순간 자동차 안 작은 공간이 콘서트홀이 될 수 있다. 인생이 언제나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법은 없다. 상황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마음은 얼마든 바꿀 수 있다. 마음만 살짝 바꿔도 삶의 질은 달라진다.

생각의 긍정이 필요하다. 행복은 빠르게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다. 카메라를 들고 스냅 사진을 찍듯 순간 포착이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여행을 갔어도 사진만 정신없이 찍다 올 때가 있다. 사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몸으로 느끼는 일이다. 사진에 정신이 빼앗겨 그 순간을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칠 수 있다. 순간의 포착이 중요하다. 지나고 나면 다시는 건져낼 수 없다.

기쁨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찾아온다. 길을 걷다 보면 의외의 아름다움을 목격할 때가 있다. 길가 구석진 곳에 활짝 피어오른 들꽃의 자태에서도 황홀함을 느낀다. 화려한 도시의 높은 건물보다 뒷골목 풍경이 더 아름다울 때가 많다. 엄청난 돈을 들인 화려한 불꽃 쇼보다 석양의 노을이 훨씬 더 멋지다. 행복은 우리 곁을 둘러싸고 있다.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잠시 머물러 있을 때 붙들어야 한다.

비밀은 작고 평범한 일상이다.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오감을 열어야 한다. 일상의 신비가 있다. 작은 일상에 눈이 열리는 순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행복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행복은 멀리서 대단한 형체를 하고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축적되면 그것이 질 높은 삶이다. 지금 여기가 중요하다. 너무 멀리만 보지 말라. 내일은 알 수 없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을 충분히 누리면 된다. 내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풍요 속에서도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과도한 욕망으로 시달리고 있다. 어두운 밤하늘의 별처럼 하나님은 힘든 세상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작지만 무수한 행복을 누리도록 하셨다.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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