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삶의 마지막 작업으로 주께 영광 돌릴 찬양 만들고 싶었다”

팔순 무렵 시편 작곡 도전
원로 작곡가 김행기 장로

원로작곡가 김행기 상도성결교회 장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간증하고 있다.

“평소 성경 시편을 묵상했습니다. 큰 감동을 받았고 하나님께서 내려주실 영감(靈感)을 기다렸습니다. 그 영감으로 시편 150편 전편을 작곡했습니다. A4 용지 3500장에 달하는 오라토리오 성가곡집입니다. 4년이 걸렸네요.”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원로 작곡가 김행기(84·서울 상도성결교회 원로 장로)씨가 오라토리오 버전으로 만든 시편 성가곡집 발간에 대해 밝힌 소회다.

‘오라토리오’란 성경이나 기타 종교의 경전, 도덕적 내용의 가사를 바탕으로 만든 서사적인 대규모 악곡이다. 오라토리오라는 이름은 교회 예배당 또는 기도실을 뜻하는 오라토리움(oratorium)에서 유래했다.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작곡되고 있는 음악 장르 중 하나이다. 많은 시편은 유대인의 성전에서 찬송으로 불렸고, 신약성경 시대의 교회 역시 예배에 시편을 사용했다.(고전 14:26 엡 5:19 골 3:16)

교회음악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온 김 장로는 팔순 무렵 시편 작곡에 도전했다. 자신의 삶 마지막 작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찬양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늘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기도하던 중에 시편을 작곡하고자 하는 감동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했다”고 간증했다.

인터뷰 후 기도하는 김 장로 모습.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허리가 아팠다. 주변에서 혼자 불가능하니 포기하라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기도했고 하나님께서 힘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알고 최선을 다해 결국 완성했다. 김 장로는 “함께 응원해 주고 격려해 준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말했다.

시편 성가곡은 5권으로 나눠 제작했다. 먼저 시편 1~41편을 수록한 ‘시편 성가곡집 1’(285쪽, 빛나라)을 발간했다. 2~5집도 인쇄 중이다. 고전음악 시대의 화성으로 30~40명이 찬양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시편 성가곡집 1’ 표지.

그는 어릴 때부터 노래와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지만, 음악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상경했다.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허둥대고 있는데 한 여성이 손을 이끌었다. 함께 기차를 타고 온 할머니였다. 그 할머니는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재워주었고 다음 날 무사히 대학 입시를 치를 수 있었다.

그날 도움을 잊을 수 없다는 김 장로는 “절박한 시간에 하나님께서 안내자를 보내주신 것”이라며 “그 할머니 집에서 먹고 자고 시험장인 연세대에서 시험을 치고 합격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작곡가 ‘김행기’가 탄생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연세대 음대 성악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미국 셰퍼드대에서 교회음악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 익산 이일여자고와 서울 한영고, 한영외국어고 등에서 음악 교사와 동원대 강사로 일했다. ㈔한국음악원을 설립, 14년간 운영했고 교회 성가대를 50여 년 지휘했다. 성가대 지휘자 사례비는 불우 이웃을 돕는 데 썼다. 현재 한영외국어고 병설 한영유치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교회음악 세미나를 여러 차례 주관했다. 틈틈이 성가곡을 작곡해 한국교회 성가 뿌리집(약 1500곡), 칸타타 ‘타오르게 하소서’, 부활절 칸타타 ‘부활의 그리스도’, 성탄절 칸타타 ‘온 세상 기뻐하라’ 등을 만들었다. 입례송 ‘아멘 아멘 아멘 영광과 존귀를’(새찬송가 628장)이 그가 작사·작곡한 찬송이다.

김 장로는 교회음악에 대해 “무궁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신앙적인 마인드가 더 깊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만든 성가곡을 부르고 듣는 사람이 은혜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성가곡을 만들 것”이라고 계획을 말했다.

인터뷰 끝에 그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 집중해야 한다. 찬송도 기도도 설교 말씀도 그렇다. 사람을 보고 교회에 출석하고 사람을 향해 설교하면 시험에 들게 된다. 분쟁이 일어나기에 십상이다. 무엇보다 교회는 비교하는 곳이 아니다. 목회자와 장로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한국교회를 향해 쓴소리했다.

한편 최근 서울 동작구 상도성결교회(박성호 목사)에서 ‘시편 성가곡집 1(시편 1~41편)’ 출판감사예배가 열렸다. 감사예배 설교는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가 전했다.

이 목사는 설교에서 “이 작곡집을 역작이라 부르고 싶다”며 “한국교회사에 하나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겨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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