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의 복음과 삶] 어디에 미칠 것인가


스트레스 없이 살 수는 없다. 문제는 누적된 스트레스다. 적절히 풀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억압된 문화 속에서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광기 어린 행동들이 표출된다. 잦은 실패 등으로 좌절이 반복되면 분노는 광기로 변한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분노 조절 장애가 많아졌다.

돌발행동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한순간에 피해를 보기도 한다. 감정 조절 기능이 망가져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다. 위험한 광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광기도 있다. 광기란 정상적인 기대치를 넘어선 행동을 말한다. 좋은 일에 잘 미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어떤 분야든 미친 사람은 평범을 거부한다. 정상적이라는 판정에 쉽게 만족해 버린다면 아직 미친 게 아니다. 미친 사람은 정상(正常)을 거부한다.

평범보다 별종이기를 고집한다. 좋은 것은 위대함의 적이라고 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수준에 머무르고자 하는 유혹과 싸워야 한다. 미쳐야 한다. 미쳐야 할 곳에 미치지 못하면 이상한 곳에 미친다. 대충 미쳐도 안 된다. 확실히 미쳐야 한다. 인생이 시큰둥해지는 이유는 미치지 않는 일에 몸담고 시간을 축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는 순간 저절로 퇴물이 된다. 자신에게 지루해져 있다면 위험한 상태다. 평균치로는 안 된다. 평균치란 어중간하다는 말과도 같다. 탁월한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 분야에 미쳐 있다. 미친 사람은 한 곳에 빠져 있다. 몰입이다.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광기에 사로잡히면 신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힘든 줄도 모른다. 자기 일에 미친 사람은 삶이 산만하지 않다. 일 중독자와는 다르다. 잘 미치면 삶이 즐겁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치면 힘든 일도 놀이가 된다. 일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다. 미치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다. 아무나 미치는 것은 아니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그 말이다. 미치고 싶은데 안 미쳐지는 것은 당연하다. 미치게 하는 것을 만나야 미친다.

미치게 하는 광기는 내면에 숨어 있다. 임자를 만나야 한다. 꽂히는 것을 만나기 전에는 쉽게 미치지 않는다. 누구나 미칠 수 있는 인자가 있다. 광기란 인간 내면에 숨은 본능이다. 미치는 순간 온몸은 날개가 되고 인생 전체가 강력한 엔진이 된다. 현실의 높은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는 힘이 있다. 미치지 않은 몸은 늙고 병든 닭과 같다. 날지 못하면 날개는 무용지물이다.

미치지 않은 시간은 낭비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한 평면의 시간은 잊어버린 시간이 된다. 인류의 발전을 가져다준 발명가들은 미친 삶을 살았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광기 가득한 인생을 살았다. 광기에 사로잡혀야 작품이 나온다. 로마 시스티나성당 천장에 15년간 매달려 ‘천지창조’를 그린 미켈란젤로는 미쳐도 완전히 미쳤다.

미친 사람은 전문가를 능가한다. 광인은 타인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제 이룬 성공과도 경쟁하지 않는다. 광인은 쉽게 평가할 수 없다. 멈추지 않고 계속 어디엔가 빠져 있다. 미치면 아무도 못 말린다. 시련이 와도 멈출 수 없다. 죽어도 좋다. 바로 그것이 광기다. 그 광기가 일을 내고 역사를 새로 쓴다. 기록이 깨지는 곳에는 광기가 있다.

둘 중 하나다. 좋은 일에 미치든지 아니면 이상한 것에 미쳐 삶을 망치는 것이다. 둘 사이는 거리가 멀지 않다. 그냥 미치면 안 된다. 제대로 미쳐야 한다. 멋지게 미쳐야 한다. 미친 것에 추호도 후회가 없어야 한다. 자신의 삶을 빛내 줄 광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미칠 만한 것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미치지 않고 산 날은 후회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미치게 만드는 그 무엇을 만났는가에 따라 인생의 향방이 결정된다. 어디에 미칠 것인가. 미칠 것을 만나면 누구나 광인이 된다.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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