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하치(冬病夏治), 뜨거운 음식으로 시작하라 기사의 사진
<글·김윤필 (강남 함소아(含笑兒)한의원 원장)>

[쿠키 건강칼럼] 때는 완연한 여름입니다. 점심시간에 근처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가면 노천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시원하게 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7월 중반에 접어들면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밤에도 인파를 이룰 것입니다.

여름에는 활동량이 많아지고 더위와 싸우기 위해 양기가 몸의 겉 부분으로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소화기나 호흡기 등 몸속은 냉해지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음이나 냉면 등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을 지탱하는 에너지인 양기(陽氣)는 더 부족해집니다. 양기가 부족해지면 조금만 더워도 사지에 기운이 빠져 축 늘어지고 속은 쌀쌀하며 심하면 식은땀도 흐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속을 따뜻하게 덥히고 양기를 보충하는 음식을 먹거나 한약으로 보해야 더위를 덜 타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일러 옛 한의학 서적에서는 ‘春夏養阳(춘하양양), 秋冬養阴(추동양암)’이라고 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양기를 기르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기를 기른다는 의미죠.

여름에 양기를 길러 몸이 튼튼해지면 비염, 천식 등 겨울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겨울철 감기는 차가운 성질을 지니기 때문에 이에 대항하는 힘을 미리 길러두는 것입니다. 이를 일컬어 겨울에 걸릴 수 있는 병을 여름에 예방한다, 즉 ‘冬病夏治(동병하치)’라고 합니다.

여름철 양기를 보충해주는 음식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계탕입니다. 호흡기와 소화기의 원기를 보해주는 인삼,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따뜻한 성질을 지닌 어린 닭, 그리고 양기를 많이 함유한 찹쌀이 삼계탕의 주재료가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부 표면의 기운을 보해 땀이 많이 흐르지 않도록 도와주는 황기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음식들은 여름을 나는 데에 좋습니다. 생강 소엽차는 찬바람을 쐬면 으슬으슬 춥거나 구역질이 나고, 찬물을 마시면 설사, 복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입니다. 잘게 썬 생강과 소엽을 2대 1의 비율로 차 용기에 넣고 우려낸 후, 흑설탕을 조금 넣어 마시도록 합니다. 붕어는 속을 따뜻하게 해줘 비위의 기운을 보하는 효능이 있어, 입맛이 없고 변이 무르거나 피곤할 때 좋습니다. 매운탕이나 스프 등으로 요리를 해먹으면 됩니다.

약재를 사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여름을 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생맥산’은 맥문동, 인삼, 오미자, 황기 등 주로 기운을 돋우고 진액을 보충하는 약재로 구성돼 한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맥이 풀어지고 입맛이 없을 때 좋습니다. ‘이향산’은 향부자, 향유, 창출, 후박, 백편두 등 따뜻한 성질을 지닌 약재들이 들어가 에어컨 바람을 쐬거나 찬물을 먹고 난 후 미열이 있고 배탈, 설사가 나는 등의 증상에 도움을 줍니다.

이밖에도 대추, 폐수, 전중 등 호흡기관련 혈자리에 백개자, 세신 등의 따뜻한 약재가 들어간 패치를 붙여 피부를 통해 양기를 불어 넣어주는 요법이 있습니다. 삼복에 3번, 3년 정도 꾸준히 시행하면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은 세균, 바이러스 같은 외부의 나쁜 기운이 허한 몸속으로 침입하기 쉬운 계절입니다. 속을 덥히고 양기를 보강하는 여름철 건강관리로 1년의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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