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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기록… 비리의혹에도 보수표 결집, 아베와 유사

수뢰·배임·사기 등 혐의 받았지만 안보 내세워 올 4월 총선도 승리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가 이스라엘 역대 총리 가운데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2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 데이비드 벤 구리온 총리가 보유해온 기존 최장수 재임 기록(4875일)을 넘어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1949년생인 네타냐후 총리는 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자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지도자다.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군복무 기간을 빼고 1988년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기까지 미국에서 활동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 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한 그는 82년 주미 부대사로 발탁됐으며 84~88년 주유엔 대사를 지냈다.

93년 보수 리쿠르당의 당수가 된 그는 96년 총선에서 46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됐다. 당시 그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몬 페레스 노동당 대표를 누른 것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노선으로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총리 시절 그는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 부분적인 철수를 단행하고 관할권 역시 팔레스타인 당국에 넘겼지만 평화와 영토 교환을 반대했다. 99년 총선 패배로 정계를 떠났던 그는 2003년 아리엘 샤론 총리의 연립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돌아왔다.

유대인 민족주의를 앞세운 네타냐후는 2005년 12월 다시 리쿠드당 대표에 선출됐다. 2009년 총선에서 리쿠르당이 2위에 머물렀지만 연정에 성공하면서 네타냐후는 2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그리고 리쿠드당이 2013년과 2015년 총선에서도 연달아 승리하면서 총리직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검찰이 지난 2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를 주장할 정도로 비리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는 4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의 장기 집권 배경으로는 이스라엘의 우경화가 첫손에 꼽힌다. 팔레스타인 내 무장정파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이듬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가자지구에서 몰아내고 이스라엘을 상대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을 앞세운 강경 투쟁에 들어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리쿠드당과 라이벌 관계였고 총리를 5명이나 배출한 중도 좌파 성향을 가진 노동당의 몰락도 네타냐후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줬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늘 하마스와 갈등을 일으켜 유권자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란 등 주변 아랍 국가들은 물론 국제사회와도 마찰을 빚어왔는데, 올해도 총선을 3일 앞두고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영토로 인정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을 이스라엘로 병합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신 그는 이스라엘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일방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추진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및 대사관 이전, 골란고원에 대한 미국의 이스라엘 주권 인정 등 숙원을 풀어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북한 때리기를 하는 것이나 비굴할 정도로 미국과의 관계에 올인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네타냐후는 지난 4월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오는 9월 17일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는 그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신당을 창당해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오는 9월 조기 총선에서 또다시 승리할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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