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따라 연장방송·조기종영 등 “오락가락”/「용의 눈물」 억지늘이기·「웨딩…」 중도하차 “눈총”KBS 드라마 편성이 시청률에 오락가락하고 있다.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면서 시청률이 저조한 드라마는 가차없이 조기종영시키는 편성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의 경우 기획 당시 1백4회를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대선정국과 맞물려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여러 차례 이야기를 늘어뜨렸다.현재 1백27회까지 방송된 이 작품은 작가의 요청으로 5월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태종(이방원)이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당초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문제는 드라마 횟수가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바람에 이야기의 전개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최근 태조 이성계가 세상을 뜨는 한가지 사건만으로 4회를 끄는 등 연장 방송의 허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태종과 양녕대군의 갈등이 대사만 바뀐 채 반복되고 민무구 민무질 형제의 귀향과 관련,대신들이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것으로 한 회의 이야기가 간신히 메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세조의 일대기를 그리는 후속프로그램은 작가와 PD만 바뀌고 제목은 변경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용의 눈물」이 얻은 후광을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논리가 엿보인다.
KBS의 간판프로그램인 일일극 「정 때문에」 역시 2월말 종영을 계획했으나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더 이상 새로운 내용 없이 갑자기 새 인물을 등장시키는 방법으로 극을 끌어나가고 있다.1월 초부터 봉순아빠(현석)의 고향후배로 나오기 시작한 「거식이」(김성환)의 전라도 사투리가 그나마 웃음을 주고 있을 뿐이다.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연장을 결정한 특별한 이유는 없고 시청률 때문에 극을 늘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시청률이 저조한 주말극 「웨딩드레스」를 IMF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조기 종영키로 했다.시청률이 저조한 월화미니시리즈 「스타」「질주」「열애」 등을 연속 조기 종영시켜온 편성방침이 주말연속극에까지 번진 셈이다.
한편 「웨딩드레스」 자리에 당초 종영시키기로 했던 「아씨」를 대체하는 것도 마찬가지 발상에서다.최근 들어 「아씨」가 2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자 15일까지 방영키로 했던 계획을 뒤집고 3월말까지 다시 한번 연장시켰다.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와는 상관없이 시청률이 나쁘면 일찍 끝내고 좋으면 억지로 늘어뜨리는 고무줄 편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