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디지털 관점의 월드컵 응원단

입력 : 2002-07-26
“도대체 월드컵 응원단의 실체가 뭡니까”“정부에서 동원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수백만의 사람이 모이는 거죠”
2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50,60대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디지털 관점에서 본 붉은 악마 신드롬’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다.국회 디지털 경제연구회(회장 이강두 한나라당 의원)가 주최하고,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 전무가 강의하는 자리였다.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대개 수십년 전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다.휴대전화도,E메일도 없었고,인터넷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세대다.이들 국회의원에게 우리나라 월드컵 거리응원단의 모습은 흥미로운 주제였고,세미나는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에 나선 윤전무는 ‘나비 이론’에서 출발했다.‘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캘리포니아에서는 허리케인이 몰아친다’는 이론.처음 월드컵 응원단은 수십명의 작은 동아리에 지나지 않았지만,이들의 작은 열정이 모여 2200만명의 거리응원단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윤전무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대전화 메시지,인터넷 동아리,E메일 등 디지털 기술이 서로 연락하고,장소를 정하며,참석을 독려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윤전무는 “만약 10년 전에 월드컵이 열렸다면 결코 지난 번과 같은 응원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2200만명이 참여한 열광적인 응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윤전무는 강의에서 응원단으로부터 배운 교훈을 국정운영에 접목할 것을 주문했다.지금까지의 리더십이 거대한 권력이나 힘에서 개인차원으로 내려가는 ‘톱 다운(Top-Down)’ 방식이었다면,앞으로는 그 반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개인의 창조성을 높이고,활성화하고,자율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이의원을 비롯한 참석 의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