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398명대상 성지식·성태도·성행동 조사/기독 대학생,다른 학생비해 성윤리의식 높아

입력 : 2005-12-16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에 비해 성교육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으나 실제로 성교육은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의 경우 90% 이상이 가정에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교육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대학마을교회 우남식 목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초까지 한국과 미국 대학생 398명(한국 210명,미국 188명)을 대상으로 성지식 성태도 성행동 등을 조사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의 성교육 매우 낮아=논문에 따르면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의 92.6%가 “가정에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국 대학생 85.2%가 가정에서 성교육을 못받았다고 답한 것에 비해서 높은 수치다. 반면 미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은 54.2%가 가정에서 성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대학생 평균치 5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이 5점 만점에 4.8점을 얻어 “성교육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은 4.48점으로 한국 대학생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성교육이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이 5점 만점에 2.77점을 기록,3.72점을 기록한 미국 크리스천 대학생들보다 성교육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행동에서는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은 3점 만점에 2.26점을 기록해 전체 평균(2.2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성충동 실태에서도 5점 만점에 2.19점으로 2.25점을 기록한 평균치보다 낮았다. 이는 한국 크리스천 대학생들이 다른 대학생들에 비해 성윤리의식이 높고 자제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학생 성행동 실태=이번 조사에서 한국 대학생의 30%가 “이성과 성관계를 해봤다”고 답했다. 미국 대학생의 경우 51.6%가 성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관계시 피임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 대학생들의 20.6%만이 ‘피임을 했다’고 답한 반면 미국 대학생들은 70.1%가 피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성관계로 인한 임신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 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이 각각 6.3%와 5.2%로 임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첫 성관계 시기는 한국 대학생의 경우 19∼20세가 36.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 시기에 집중적인 성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결혼 전 동거에 대해서는 한국 대학생의 61.9%가 ‘가능하다’고 답했으나 실제 동거를 해본 경우는 5.7%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 대학생들은 74%가 동거에 찬성했고 27.1%는 실제로 동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성교육 원해=한국 대학생들의 55.7%는 “학교에서 성교육을 1시간 받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 대학생들은 30.9%가 5시간 이상 성교육을 받는 등 한국 대학생들에 비해 성교육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대학생들은 수업시간 외에 별도의 시간에 성교육을 받은 경우가 42.2%로 가장 많았다. 미국 대학생들의 55.3%가 정규 수업시간에 성교육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대학생들이 지적하는 성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론 위주의 수업이라 잘 이해되지 않는다’(28.1%)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좀더 자세한 내용(34.3%)과 비디오 등을 통한 시청각교육(30%)를 원하고 있었다. 담당교사의 전문성에서도 차이가 났다. 한국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은 35.1%가 양호교사였지만 미국은 53.7%가 성교육 전담교사가 맡고 있었다.
학생들의 성교육은 가정에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이 부모님께 성에 대한 질문을 한 경우 ‘친절하게 가르쳐주셨다’고 답한 경우는 12.9%에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 분명한 대답 없이 넘기거나(39.5%) 어른이 되면 자연히 안다며 대답을 회피하는(25.2%)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경우에는 62.2%가 ‘부모님이 친절하게 답해주셨다’고 응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우남식 목사“청년들 건강한 성교육 교회가 나서야”
“청년들의 건강한 성교육을 위해서 교회와 신학교가 나서야 합니다.”
‘한·미 대학생들의 성지식,성태도,성행동 및 성교육에 관한 비교연구’ 논문을 펴낸 우남식(대학마을교회) 목사는 “교회와 신학교 어느 곳에서도 성교육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젊은 청년들에게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목사는 “CMI(국제대학선교협의회)에서 30여년간 사역하며 청년들이 성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다”며 “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보니 크리스천 청년들의 성지식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피임과 같은 구체적인 성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성개방 풍조를 낳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지식이 없어 발생하는 미혼모 낙태 등의 문제는 엄현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구체적으로 가르치되 성윤리는 순결을 강조하며 엄격한 기준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됐던 1988년 이후 미국의 성윤리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성윤리는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며 “사회는 급격히 변하는데 교회와 사회는 이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목사는 “특히 이번 연구에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우리나라 가정에서 성교육이 거의 전무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왜곡된 성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이는 잘못된 성태도와 행동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우 목사는 “학교에서도 성교육을 전담하는 교육주체가 없이 생물 체육 가정 등의 과목에서 상황에 따라 하다보니 제대로 된 교육이 안된다”며 “가정에서 부모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대학교에서는 성교육을 교양 필수과목 이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