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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종편’ 잇단 부작용] 연간 수백억대 광고비 강요… 기업들 울상


기업들이 1일 개국한 종합편성(이하 종편) 채널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올 한 해 실적부진 등으로 기업 내부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종편채널들까지 과도한 광고 요구를 해오자 “이건 거의 조폭 수준”이라며 울상을 짓는 기업이 많다.

2일 재계와 광고계에 따르면 종편채널들이 시청률 등 검증 자료가 없는 가운데도 연간 수백억원대의 광고비 ‘선배정’을 요구하고, 지상파에 근접하는 높은 단가의 광고비를 기업들에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기업 관계자는 “현재 종편채널 4곳 모두가 지상파 광고단가의 70%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며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김연아 선수 등 유명인사를 모두 동원한 첫날 시청률이 1%도 안 나왔는데 지상파 광고료의 70%가 웬 말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종편들이 시청률이 이런데도 턱도 없는 광고비를 요구해오니 답답하다”며 “어느 정도 매체 파워를 가진 보도채널 YTN의 광고단가도 지상파의 10% 미만 수준”이라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1% 미만의 시청률은 그렇다 치고 모기업인 신문의 영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상파 광고단가의 20%까지는 빼앗길 것 같다”며 “재계약을 할 때는 종편채널들의 조폭식 광고영업에 신경 쓰지 않고 철저히 시청률에 입각해 광고비를 책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광고계에서는 이런 종편들의 막무가내식 광고영업이 현재 국회에서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 입법이 표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 광고계 인사는 “종편들이 국회에서 광고단가와 배분의 기준이 되는 미디어렙법이 잠자고 있는 틈을 타 일찌감치 광고 ‘직접영업’에 나선 것”이라며 “광고시장이 ‘무법상태’인 점을 이용해 기업들에 거액의 연간 광고비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1월과 2월은 광고 비수기인 데다가 기업들의 예산 배정문제로 광고를 얻기가 쉽지 않아 종편들이 12월에 광고를 개시해 연말 잉여 광고예산을 얻어가고 1, 2월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개국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험방송 준비기간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방송사고를 발생시킨 셈”이라고 지적했다.

C기업 관계자는 “‘종편방송 불시청, 종편 출자 기업제품 불매, 종편방송 출연 불참여’ 등 종편 ‘3불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해 기업 입장에서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종편에 광고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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