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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청소년들에 18년째 쉼터·희망을… ‘청소년쉼터’ 운영하는 송정근 목사와 아이들

위기의 청소년들에 18년째 쉼터·희망을… ‘청소년쉼터’ 운영하는 송정근 목사와 아이들 기사의 사진

청소년쉼터 ‘위드프랜즈’(본부장 송정근 목사)는 최근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귀한 홍보대사를 맞이했다. 이곳 쉼터 출신으로 올해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한 전누리(20·여·서울 중앙교회)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술에 취하면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온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쉼터에 맡겨졌다. 낯설고 두려운 환경이었지만 전씨는 따뜻한 보살핌 속에 쉼터 생활에 잘 적응했다. 특히 예수님을 영접하면서 믿음 안에서 분명한 삶의 목표를 갖게 됐다. 이웃을 섬기고 인도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대학 전공도 정치외교학으로 선택했다. 전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대학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위드프랜즈 덕분”이라며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 준 쉼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홍보대사를 자청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과거와 개인사를 고백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생명수 같은 역할을 해온 쉼터의 역할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곳 후배들에게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주며 진로상담도 해주고 있다. 전씨는 “쉼터에 있으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삶에 고달파하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쉼터를 운영하는 송정근(52·안산 나라장로교회) 목사는 “누리가 어엿한 숙녀로 성장해 쉼터의 후배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18년째 경기도 시흥과 안산 등에서 전씨처럼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의 비행과 가출, 폭력을 예방·개선하기 위한 청소년 쉼터 위드프랜즈를 운영해왔다. 송 목사가 이 사역을 하게 된 것은 1995년 웨스트민스터신학교를 다니며 안산역 주변에서 본드를 마시고 거리를 헤매는 청소년들을 만난 일이 계기가 됐다. 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팠던 그는 결국 기도 가운데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특수목회를 하기로 결심했다.

송 목사는 “청소년들에게는 현실을 보는 바른 시각과 자신감을 갖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뒤떨어진 학업을 지원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도록 돕는 것에 역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정기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쉼터에는 18년동안 5000여명이 거쳐 갔지만 이들 대부분은 알아서 찾아온 것이 아니다. 송 목사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거리로 나가 청소년들을 만났다. 이동쉼터 역할을 하는 ‘레몬트리’ 버스를 이용, 쉼터 아이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역과 신림동, 수유리, 안산 중앙역 등으로 다니며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쉼터로 인도했다.

송 목사는 “위기청소년을 지원하는 ‘청소년의 가출예방과 자립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국회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가정폭력과 가정해체 때문에 보호대상 청소년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이런 위기 청소년을 위한 국가지원과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 목사가 털어놓은 청소년 쉼터 사역의 가장 큰 고충은 재정문제다. 국가지원 없이 무료로 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후원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뜻을 함께 하는 독지가들의 후원이 없지 않지만 재정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지금도 쉼터 전세보증금이 모두 소진돼 막막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기도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02-3285-6091·wif.or.kr).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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