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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부산총회] “세계 교회 나아갈 길 위해 성실하게 섬기는 종 되겠다”

[WCC부산총회] “세계 교회 나아갈 길 위해  성실하게 섬기는 종 되겠다” 기사의 사진

WCC 공동회장 선출된 장상 전 총장

4일 저녁 한국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WCC 공동회장에 선출된 장상(74·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부산총회 시작 전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때문인지 “솔직히 어리둥절하다”고까지 했다. 당선소감을 묻자 “전혀 계획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는데 회장 후보로 추대돼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라는 확신이 왔다”며 “앞으로 세계교회가 나아갈 길을 위해, 또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위해 하나님의 비전을 추구하며 성실하게 섬기는 종이 되겠다”고 짧게 답했다.

장 전 총장은 공동회장으로 선출되기 전부터 화제의 인물이었다. 지난달 30일 WCC 총회 개회예배를 인도해 안팎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일 기자와 만나 “에큐메니컬 운동의 개회예배는 매우 역사적인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예배는 이에 비하면 조금 단조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의 긴 역사가 예전을 풍성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라믹 곡조로 성경을 봉독하는 순서와 다양한 언어로 한 신앙고백, 여러 형태의 찬송 등 모든 것이 한국교회와 교인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WCC 본부는 지난달 말 직접 장 전 총장에게 연락해 개회예배 인도를 부탁했다. 그는 “제네바에서 왜 나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예배에서 남녀의 비율을 정하다보니 한국교회 여성 몫을 나에게 맡긴 것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이어 “강단에서 사람들이 감동받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예배 기도문과 찬송, 설교 등 모든 것이 잘 준비된 은혜로운 예배였고, 특히 한국에서 한국어로 기도하고 말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장 전 총장은 이번 부산총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여성 문제에 대해 각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총회를 앞두고 열린 여성사전대회에서 가부장제가 세계 여성들의 삶에 얼마나 정의롭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시금 확인했다”며 “교회 안에서도 가부장제의 영향력이 여전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이번 부산총회를 통해 ‘숨어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여성 목회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심각하게 깨닫기를 바랐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교회 개척은 주로 남자 신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총회에 스스로 개척해 사역 중인 여성 목사들을 많이 봤다”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교회 내 상황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위해 여성 목회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주도적으로 자신의 사역을 하기 위해 현장에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장 전 총장은 강조했다.

부산=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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