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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미디어비평] 시들시들 ‘무한도전’, 다시 잘 나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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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더욱 무모한 도전의 버킷리스트 만들라

[김경호 미디어비평] 환희와 좌절, 성공과 실패, 그들의 웃음에서 시청자들은 남다른 감동을 느꼈다. ‘무모한 도전’도 많았다. 때론 박수와 환호를 받았고, 때론 호된 비난과 질책도 받았다. MBC의 무한도전이 이렇게 8년이란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그들에게 이제 무모하다는 사람들은 없다.

MBC 리얼예능 ‘무한도전’(연출 김태호)이 또다시 ‘스피드레이서’ 카레이싱에 도전장을 냈다. 2010년 말레이시아 원정 F1레이싱에 이어 두 번째다. 다른 예능에서 다루었던 레이싱이지만 무도를 거치면 그 의미는 180도 달라진다. 3월 22일 방송될 제373회 방송에서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에 참가하는 여정이 공개된다. 제작진이 공개한 무한도전의 2014년 새로운 장기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앞으로 무도가 레이싱프로젝트를 어떻게 끌어갈지는 아직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무모한’ 도전본능이 되살아난다는 자체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청률은 다소 정체상태다. 지난 15일 11.8%를 기록하는 등 무도는 야외활동이 많은 토요일 특성상 대략 11~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한다.

지난 2006년 5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무도는 지난 15일 372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지난 8년간 무도는 토요일 오후 남녀노소 가족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이제 중년의 무도 멤버들도 젊은층의 롤모델이자 ‘중년의 아이돌’로 자리잡았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노홍철 길로 이어지는 멤버들의 개인적 캐릭터와 함께 무도는 끝없이 새로운 영역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무한본능을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이자 생명력이다.

국내 최초로 시작한 리얼버라이어티인 무도는 2005년 4월 ‘무(모)한도전’에서 싹을 틔웠다. 당시 기본컨셉은 ‘무모함’이었다. 그러나 도전하는 멤버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재미와 웃음을 넘어선 의미를 깨달았다. 첫 방송 ‘황소와 인간줄다리기에 이어 전철과 멤버들의 100m달리기 시합은 무한도전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유람선과 불도저, 굴삭기, 소방차와 겨루며 인간한계를 시험했던 인간과 기계의 대결장면은 지금도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7인의 멤버들도 이제 30대 후반~40대가 되었다. 한때는 ‘이름 좀 얻으니 힘든 것을 하지 않으려 한다’ ‘무한도전이 아닌 무한주접’이란 힐난도 쏟아졌다. 그렇듯이 무도는 ‘끝없는 도전’이란 초창기 컨셉에 충실할 때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낸다.

무도는 8년간 다양한 영역에서 무한도전을 해왔다. 각종 스포츠와 경기는 물론 음악, 민속놀이, 관광, 단체, 올림픽, 월드컵은 물론 남녀노소와 지위고하, 사회계층을 가리지 않는 기발한 아이템으로 웃음과 재미, 감동, 희망을 불어넣었다. 미셀위 초청 골프대결로 첫회를 시작했다. 특히 파리목숨의 직장인들 애환을 코믹하게 다룬 ‘무한상사’는 어떤 드라마보다도 더 감동적이었고 코끝 찡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 멤버들이 뉴욕에서 가수 싸이를 만났던 ‘뉴욕스타일’ 은 17.3%라는 최고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돋보였던 장르는 역시 음악이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자유로’ 가요제’는 가수군단과 음반업계까지 충격을 주었다. 지난해 임진각에서 펼쳐진 ‘자유로가요제’는 유희열과 장미하관, 지드래곤과 멤버들이 호흡을 맞춘 프로가수 이상의 명작으로 남아있다. 정형돈 지드래곤의 ‘해볼라고’, 유재석 유희열의 ‘댄스왕’ 등 멤버들의 열창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기도 했다.

이외에 피겨여왕 김연아와 빙속여제 이상화까지 수많은 명사들이 출연했다. 최근 자메이카 인간탄환 ‘우샤인볼트’와의 만남을 다룬 ‘자메이카특집’은 시청자들이 글로벌 한류를 실감케한 의미있는 기획물이었다.

반대로 ‘실패작’으로 볼만한 졸작들도 없지 않았다. 기발하다 못해 쌩둑맞은 아이템, 기상천외의 반전, 유치원 초등생에 맞는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낀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무도에서 ‘도전’은 기본정신이었다. 도전정신은 무도만의 강점이다. 이는 연출자의 창의적 사고와 실험적 도전이 맛물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태호PD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감각’은 지금도 높은 시청률의 원천적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예능프로의 수명은 그다지 길지 않다. 나영석PD가 만든 KBS의 ‘1박2일’, tvN의 ‘꽃보다할배’는 초기 대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벌써 한정된 포맷장르에 갇혀 식상함이 늘어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이 시청자들은 예능의 정형화된 틀에 쉽게 싫증을 느낀다. 모든 예능프로의 한계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도는 위기 때마다 식상함을 주는 정형화의 틀을 뛰어넘어왔다. 그래서 무도가 8년째 간판급 리얼버라이어티로 남아 있다.

‘대본없는 리얼버라이어티’의 한계를 뛰어넘은 국민MC 유재석의 탁월한 현장감과 예능감각이 오늘의 무도를 만들어온 요인중의 하나다. ‘몸개그’와 재담의 달인인 나머지 멤버들 역시 다양한 캐릭터의 좌충우돌로 반전속 웃음과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1970~1980년대 코미디와 드라마 왕국을 자처해온 MBC가 한때 ‘웃음과 재미’의 흥행코드를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무도가 8년째 MBC 주말예능의 명맥을 이어왔다.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에 이어 ‘8시 MBC뉴스’까지 이어지는 띠편성으로 MBC는 토요일 오후에 현행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청률 제고에 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무도는 어린 학생부터 60대까지 한가족이 모두 시청하는 대표적인 가족단위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점에서 모든 세대에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꿈과 희망, 도전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단순한 몸개그와 재담의 수준을 넘어서야한다. 누구에게 ‘도전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있는가’를 느끼게 하고, 그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고민많은 20~30대에게 성취감과 의욕을, 40~50대 중년층에게 자신감을, 인생을 반추하는 노년층에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줄 때 무도는 진정한 ‘국민 리얼버라이티’예능프로그램으로 진화할 수가 있다. 끝없이, 쉬지 않고, 진지하게 ‘무모한 도전’에 나설 때 시청자들은 MBC의 무한도전에 여전히 박수를 보낼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방송문화비평가 kyung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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