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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나들이에… 할리우드 대작에… 한국영화 혹독한 ‘보릿고개’

봄꽃 나들이에… 할리우드 대작에… 한국영화 혹독한 ‘보릿고개’ 기사의 사진

한국영화가 혹독한 춘궁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해 860만 관객을 끌어 모은 ‘수상한 그녀’ 이후엔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는 상황이다. 평단의 격찬을 이끌어낸 수작도, 관객 동원엔 미진했지만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문제작도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할리우드 영화는 올 들어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시작으로 볼거리를 앞세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한국영화 점유율 급락…20%대로 추락=한국영화는 매년 봄마다 흥행작 편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대작들이 영화계 대목인 여름 시즌에 대거 몰리면서 봄 극장가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화만 내걸리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화제작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영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봄엔 각급 학교가 개학하면서 학생 관객이 감소한다. 영화 관람보단 교외 나들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아진다. 관객이 적으니 배급사 입장에선 규모가 큰 영화는 다른 계절에 개봉하는 게 일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매년 봄이면 기세등등하던 한국영화가 외화에 밀리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봄 한국영화가 거둔 성적이 눈에 띄게 저조하다는 점이다.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26.2%로 떨어지더니 이달엔 21.6%까지 추락했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20%대로 추락한 건 2009년 12월(28.9%)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위기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수상한 그녀’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엔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한 작품이 한 편도 없다. ‘남자가 사랑할 때’(197만명) ‘피끓는 청춘’(167만명) ‘우아한 거짓말’(161만명) 정도만 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한국영화는 ‘7번방의 선물’(1281만명) ‘베를린’(716만명) ‘신세계’(468만명) ‘박수건달’(398만명) 등이 큰 성공을 거뒀다. 2년 전 봄 극장가엔 전국에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건축학개론’(411만명) 열풍이 거셌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매년 봄이면 한국영화가 보릿고개를 맞지만 올해는 유독 심한 느낌”이라며 “예년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상업적인 매력이 부족한 작품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역린’이 한국영화를 구할까=한국영화가 주춤한 상황에서 할리우드 대작은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봉해 이미 300만 관객을 넘어선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가 대표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세계적 기대를 모으는 블록버스터들이 차례로 관객을 찾아간다. 이달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3일) 등이 개봉하며 다음 달엔 ‘고질라’(15일)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22일)가, 6월엔 ‘트랜스포머 4: 사라진 시대’(26일)가 극장에 내걸린다.

반면 한국영화 중엔 눈에 띄는 기대작이 보이지 않는다. 최민식 류승룡 주연의 ‘명량-회오리바다’, 강동원 하정우 주연의 ‘군도: 민란의 시대’ 같은 대작은 7월이 돼야 개봉한다. 기대작이라고 명명할 만한 영화는 다음 달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달 30일 개봉하는 현빈 주연의 사극 ‘역린’ 정도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얼마 전 ‘역린’ 내부 시사를 했는데 굉장히 스펙터클한 작품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특히 훌륭했다”며 흥행을 자신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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