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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민주 압승, 통합 참패…극명하게 갈린 영호남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분석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각 방송사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하며 미래통합당을 눌렀다. 민주당의 압승 배경은 보수야당에 대한 중도층의 염증에다 막말 논란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힘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호남과 대구·경북(TK) 지역을 사실상 휩쓸면서 지역구도는 20대 총선에 비해 더욱 뚜렷해졌다.

민주당은 여야가 승부처로 꼽았던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 통합당을 압도했다. 여야 간판급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종로에선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앞서갔다. 서울 동작을과 구로을, 경기 고양정과 성남중원을 비롯해 경합 지역에서도 민주당이 선전했다. 통합당은 서울 송파을과 강남갑 등 지역에서 격차를 좁혔지만 전체 성적표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표심이 움직이는 수도권 유권자들이 승부를 가른 셈이다. 다만 수도권 곳곳에서 밤늦게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예측불허 승부를 벌이며 승부가 뒤집히기도 했다.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충청과 강원 지역에서도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였다.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의 153~170석 우세로 나오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 개표 상황실에서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영호남 지역에선 양당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후보들은 28석이 걸려 있는 광주와 전북, 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2위 후보들을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통합당은 텃밭인 대구·경북 25곳 대부분을 휩쓸었다. 통합당 주호영 후보는 대구 수성갑에서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앞섰다. 경남 양산을을 비롯한 ‘낙동강 벨트’와 부산진갑, 부산 남을, 부산 북강서갑 등 영남 일부 지역에선 여야 후보간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비교적 조용히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을 비롯한 막말 사태가 더욱 크게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국난 극복론을 띄운 민주당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정부의 경제 실패를 주장하며 “못 살겠다. 갈아보자”고 외쳤지만,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자는 여당 구호를 누르지 못했다.

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수적 우위를 기반으로 쟁점 법안과 예산안 처리뿐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명 등에서 표결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집권 후반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내 친문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청와대 주도의 당청관계 역시 한동안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잠룡급 후보들의 당락이 갈리면서 2022년 3월로 예정된 20대 대선 구도는 출렁이게 됐다.

민주당은 야당의 ‘오만한 여당’ 공세로 위기를 맞았지만 정부 지원론뿐 아니라 ‘촛불혁명 완성론’을 띄우며 승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이날 투표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자 정권에 대한 ‘분노 투표’가 이뤄졌다고 보고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 밖 초라한 성적에 그치면서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게 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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