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지지 않는다” 취임식 빛낸 22세 흑인 여성 시인

“빛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젊은 시인… 취임식 스타로 떠올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멍들었지만 완전한 나라, 자비롭고 대담한 나라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중략) 빛은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에게 그 빛을 직시할 용기가 있다면, 그리고 스스로 그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
-어맨다 고먼

22세의 젊은 시인 아만다 고먼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5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레이디 가가,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 스타들의 화려한 공연이 즐비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었지만 정작 가장 빛나는 순간을 선사한 것은 올해 막 22살이 된 흑인 여성 시인의 축시 낭독 시간이었다.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젊은 시인이 취임식 쇼를 훔쳤다”며 찬사를 보냈다.

노란 코트를 입고 빨간 머리띠를 한 고먼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와 가수들의 공연 이후 연단에 올라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을 낭독했다. 5분여 길이 축시에서 고먼은 미국의 통합과 치유, 희망을 노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고먼은 “날이 밝으면 우리는 자신에게 묻는다. 이 끝나지 않는 그늘 속, 대체 어디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까”라며 낭독을 시작했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이 저지른 의회 난동 사태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의회 난동 날 밤 시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먼은 “우리는 함께하기보다는 나라를 분열시키는 힘을 목도했다”며 “하지만 민주주의는 주기적으로 잠시 미뤄지질 때도 있지만 그 패배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먼은 로스앤젤레스(LA)의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 언어장애가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모델 삼아 말하기를 연습하며 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이자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도 뚜렷히 밝히고 있다.

하버드대에 진학해서는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주최한 ‘전미 청년 시 대회’에 참가해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모습을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가 눈여겨봤고 이번 취임식 무대에 오르도록 추천했다고 한다. 이렇게 역대 최연소 축시 낭독자가 탄생하게 됐다.

이날 고먼이 착용한 액세서리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트위터에 “다른 젊은 여성이 부상하는 모습을 보는 게 이토록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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