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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방부지서 석유 시추 금지… “대담한 전환”

27일 ‘시추 중단’ 새 행정명령 서명 예정
기후변화 대응이 최우선 과제 재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소유 토지 및 수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기후변화 위기를 부정하며 화석연료 개발을 장려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180도 뒤집는 조치다.

AP통신은 26일 기후변화 대응 관련 새 행정명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미국 영토와 영해 내에서 새로운 석유와 천연가스의 시추를 60일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중단 기한을 60일 아닌 무기한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알래스카의 미국 최대 야생보호구역인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ANWR)’에서도 석유 개발을 허용하는 등 반(反) 환경정책을 고수했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재임 기간인 2019년 미 연방 토지 내 석유 생산량은 9억5430만 배럴로 2016년에 비해 28%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연방 부지에서 채굴되는 화석연료의 규모는 미 내륙 전체 생산량의 9% 정도다. 대부분은 주나 민간 소유지 단위에서 화석연료 채굴이 이뤄지고 있어 당장 생산량이 급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석유·천연가스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든의 새 행정명령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번 조치를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정책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라며 화석연료 중심 산업 구조에서 탈피하도록 국가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사회를 실현하겠다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기후변화 문제를 국가안보상 우선과제로 격상하는 각서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의 (환경 관련) 조치들은 상당 부분 예견됐던 것”이라면서도 “그 속도와 의지 부분에서 분석가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운동 단체들은 바이든의 새 행정명령에 대해 “기후변화 재앙을 늦추기 위해 꼭 필요한 대담하고 긴급한 대책”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반면 화석연료 산업 관련 단체들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웨스턴 에너지 협회의 캐슬린 스가마 회장은 법정에서 바이든의 연방 부지 시추 중단 명령 무효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존 케리 기후특사는 이날 “미국 내부에서 석유, 석탄, 가스 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이 함께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국제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다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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