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채찍으로 동물 잡듯”… 美국경순찰대, 아이티 난민 학대 논란

아이티 난민들 쫓아내는 미국 기마 국경순찰대 요원. AFP연합뉴스

미국의 기마 국경순찰대가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아이티 난민을 가축몰이하듯 쫓아내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텍사스주 델리오 다리 인근 불법 아이티 난민촌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국경순찰대 일부 요원들이 말에 올라탄 채 가죽 고삐를 들고 난민을 위협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기마 순찰대원들은 리오그란데강을 넘은 난민들을 향해 돌진했고, 일부 요원은 가죽 고삐를 돌리며 난민을 체포하려 했다. 이들이 말을 몰아 거침없이 밀어붙이자 겁에 질린 난민들은 전력 질주했고, 뒤로 넘어져 강물에 빠지기도 했다.

국경순찰대 소속 한 요원은 여성과 어린이가 뒤섞인 난민 무리를 겨냥해 “당신들은 여성을 이용한다”며 아이티를 비하하는 욕설을 쏟아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는 아이티 난민들. AFP연합뉴스

AP통신은 “기마 순찰대원들이 난민들을 동물처럼 강제로 몰아붙이고 막아섰다. 이번 논란이 불법이민자 처리로 어려움을 겪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은 기마 요원들이 난민을 쫓아내는 장면을 본 뒤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난민을 향한 어떠한 학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기마 순찰대원들의 태도는 끔찍했다. 사람은 절대 그런 식으로 취급돼선 안 된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난민촌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골판지를 받아 침대를 만드는 아이티 난민 무리. AP뉴시스

이번 사태가 벌어진 미·멕시코 국경지대 델리오 다리 아래에는 주로 아이티에서 건너온 난민 1만명 이상이 대규모 불법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공중보건에 관한 연방법 42호를 근거로 이곳의 아이티인들을 항공편으로 아이티로 돌려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다만 AP통신은 아이티인들이 대거 추방될 것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아이티인들이 미국으로 풀려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다수 아이티인이 이민법에 따른 절차를 밟고 있으며, 지난 19일부터 아이티인 추방을 위해 아이티로 향하는 항공기에 오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델리오 다리 아래에 있던 아이티인의 수는 한때 1만4000명을 넘기도 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1일 현지 당국의 최근 집계가 약 8600명이라고 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