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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이 학원 아닌 맛집 돌아다닌 까닭 [아살세]

신탄진 중학교 학생들, 지역 상인 위한 맛집 지도 제작
유은혜 교육부 장관·설동호 교육감 격려 메시지 전해

‘신탄진 맛집 지도’를 제작한 학생들. 신탄진 중학교 제공

코로나19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지역 상인들을 위해 맛집 지도를 제작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신탄진 중학교 1학년 1반 학생들은 지난 10월부터 담임인 윤현식 선생님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따뜻한 마음과 위로가 담긴 ‘신탄진 맛집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31명의 학생들이 7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학교에서 가까운 곳’, ‘가성비가 좋은 곳’, ‘양이 푸짐한 곳’, ‘친절한 곳’, ‘가격이 저렴한 곳’, ‘음식에 정성을 다한 곳’, ‘프랜차이즈가 아닌 숨겨진 맛집’으로 맛집 기준을 세웠습니다.

'신탄진 맛집 지도'의 일부분. 신탄진 중학교 제공

학생들이 세운 기준에 따라 총 89곳이 맛집으로 선정됐습니다. 모두 24쪽으로 구성된 지도에는 맛집의 상호, 주소, 전화번호, 주 메뉴, 한 줄 평 등의 정보가 담겼습니다.

공부 때문에 바쁜 일과를 보내는 학생들이지만, 다들 지도 제작에 열정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외에 방과 후와 주말에도 짬을 내 맛집을 찾아 다녔다고 하는데요. 직접 인증 사진을 찍고, 지도에 건물 그림도 그려 넣으며 맛집 지도를 정성스럽게 제작했습니다.

‘신탄진 맛집 지도’를 제작한 학생들. 신탄진 중학교 제공

멋지게 지도를 완성한 학생들은 활동 소감을 손 편지에 담아 대덕구청, 대전광역시교육청, 그리고 교육부와 청와대에 보냈습니다.

코로나19 속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생각한 아이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통해서였을까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편지에 답장을 보냈습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서한. 신탄진 중학교 제공

유 장관은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 동네 구석구석을 열심히 조사하며 찾아다녔을 여러분의 모습을 생각하니 무척 자랑스럽다”며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또 쉽게 지나칠 수 있던 일에도 소상공인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도울 방법을 고민한 학생들의 행동을 두고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이 된다”며 “그 따뜻한 마음과 배려에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습니다.

대전교육청의 설동호 교육감은 4일 신탄진 중학교를 직접 방문해 1학년 1반 학생들과 만났습니다. 설 교육감은 지도 책자 제작비에 고민하던 학생들을 위해 보급용 지도 제작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신탄진 맛집 지도'의 일부분. 신탄진 중학교 제공

맛집 지도 제작에 참여한 서일우 학생은 “맛집을 방문하면서 사장님들께서 ‘고맙다’, ‘수고한다’고 격려해주셔서 보람과 재미를 느꼈는데,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교육감, 구청장, 지역 어르신들까지 이렇게 격려해주시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윤현식 선생님은 “학생들이 등·하교길에 무심히 지나쳤던 가게는 이제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공동 가치를 거쳐 교과서 속에서만 배운 우리 마을 안에 이웃이 되어 ‘마을교육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로 승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지도를 들고, 지도에 담긴 가게에 찾아갈 예정입니다. 학생들의 맛집 지도 덕분에 이제 신탄진 지역의 맛집은 ‘누군가의 가게’가 아닌 ‘우리 이웃의 가게’가 될테지요. 코로나19로 힘겨웠을 사장님 얼굴에도, 직접 맛집을 찾아간 아이들의 얼굴에도 앞으로는 쭉 환한 미소만 걸리면 좋겠습니다.

김미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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