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남자 정수빈이 두산 베어스를 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정수빈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한 두산은 2년 연속 준PO에서 LG트윈스를 누르고 PO에 진출하며 포스트시즌 강자의 위엄을 뽐냈다. 정수빈은 준PO 시리즈 MVP(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준PO 3차전에서 LG에 10대 3으로 승리했다. 준PO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3위 LG를 누르고 PO에 진출했다. 1회초 선취점을 가져간 두산은 3~5회에 9점을 휩쓸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그야말로 정수빈의 날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빈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임찬규의 체인지업이 땅에 꽂혀 포수가 잡지 못하는 틈을 타 2루까지 진루했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2루타가 이어져 홈을 밟았다. 다음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날 정수빈은 세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앞 1루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타점을 추가했다.

5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는 LG 구원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싹쓸이 3루타를 쳐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3루타로 정수빈은 정수근(전 롯데 자이언츠)이 갖고 있던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3루타 타이기록(5개)을 세웠다.


수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1회말 LG 선두타자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를 정수빈이 그림 같은 슬리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2회말에는 LG 구본혁의 안타성 타구를 또 한 번 몸 날려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정수빈은 이날 활약을 바탕으로 준PO 시리즈 MVP로도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72표 중 56표를 획득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밖에 두산은 페르난데스가 2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4타점), 박건우가 5타수 3안타 1득점, 박계범이 5타수 2안타 2득점 등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 마운드에서는 2회말에 교체 투입된 우완 이영하가 LG 타선을 잠재우며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두산은 선발투수 김민규가 1회에 1실점 하자 구위가 정상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빠르게 강판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영하는 4이닝 동안 삼진 4개, 2피안타,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반면 LG는 투수진의 투구 난조로 대량실점 했다. LG는 선발 임찬규가 1회 1실점 후 3회에 페르난데스에게 홈런을 맞자 앤드류 수아레즈를 올렸다. 수아레즈는 이틀 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한 탓에 1.2 이닝 동안 피안타 5개, 1실점 하며 일찍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김윤식, 이정용이 6점을 내주며 격차가 벌어졌다.

타선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1회에 만루, 2·3회에 1·2루에 주자를 내보내는 등 경기 초반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냈지만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라이벌 LG와의 포스트시즌 대결에서도 12승 7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LG와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는 관중 2만3800명으로 이번 시즌 첫 매진을 기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준PO 2차전이 2만3800석 매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준PO 1차전에는 1만9846명이 입장했고 2차전에는 2만1679명이 입장해 코로나19 이후 첫 2만 관중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한 두산은 오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PO 1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2015년 이후 6년 만에 PO에 진출해 오랜만에 두산과 가을야구를 치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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