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굽혀 뒤뚱뒤뚱…할머니와 동행” [아직 살만한 세상]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보행자 사망자 수 1093명 중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 노인이라고 합니다. 때로 노인 보행자가 건너기에 횡단보도는 너무 긴 반면 신호 시간은 짧기도 한데요. 최근 한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힘겹게 건너자 이를 본 남학생이 손을 꼭 잡아주며 함께하는 모습이 공개돼 누리꾼의 감동을 샀습니다.

지난 22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할머니와 한 고등학생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제보자는 “이 착한 학생을 꼭 칭찬해주고 싶어 올린다”며 제보의 이유를 밝혔는데요.

지난 15일 오후 1시쯤 광주 남구 진월동의 한 사거리 건널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왕복 4차로, 총 8차로로 이뤄진 이 도로는 한눈에 봐도 상당히 긴 거리였고 오가는 차량도 많았는데요.

제보자는 “한 학생이 키 작은 어르신을 도와주고 있다”며 “어르신이 (건너기를) 힘들어하시는지 가다, 쉬다 반복하는데 함께 횡단보도를 지나가줬다”고 전했습니다.

함께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그날의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횡단보도의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고 보행자들이 하나, 둘 건너기 시작합니다. 인근 고등학교로 추정되는 학생들도 우르르 건너는데요. 그중 한 학생과 할머니가 눈에 띕니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듯한 남학생이 허리를 구부린 채 걷는 작은 체구의 할머니와 동행하는 모습입니다.

영상을 보면 할머니는 신호가 켜짐과 동시에 서둘러 건너고자 걸음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지 다른 보행자들과는 달리 금세 뒤처졌죠. 이때 이 남학생이 나타났습니다. 자신 역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몇 걸음을 옮긴 그는 힘겨워 보이는 할머니를 발견했고, 망설임 없이 다가가 손을 잡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남학생은 할머니의 속도에 자신의 발걸음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또 할머니를 안전하게 부축하려 무릎을 구부리기도 했는데요. 자신보다 키가 작은 할머니에게 키를 맞추려고 무릎을 한참 굽힌 채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간에도 몇 번을 쉬어가야 할 정도로 힘들어했습니다. 가빠오는 호흡에 중간중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지만, 남학생은 묵묵히 할머니가 숨을 고를 때까지 기다려줬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할머니의 속도대로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하지만 거의 끝 지점에 다다랐을 때 신호는 이미 빨간불로 바뀌려 했죠. 그때 이미 건너가 있던 다른 학생들이 마중 나와 두 사람을 보호해 인도로 데려갔습니다. 그렇게 남학생의 보호 덕에 할머니는 무사히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학생이)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워줬다”며 “동성고등학교가 건너오는 신호등 쪽에 있어 그 학교 학생일 것 같다. 이 학생을 칭찬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할머니와 남학생의 아름다운 동행을 본 누리꾼들은 감동의 물결을 보냈습니다. “칭찬받음이 마땅하다” “이런 학생들이 있어서 이 나라의 미래가 밝다” “요즘처럼 이기적이고 냉랭한 시대에 너무나 감동적인 영상이다” 등의 반응으로 남학생을 향한 칭찬을 아낌없이 표했는데요.

아슬아슬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던 할머니에게 이 길은 분명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멀고, 두렵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때 남학생이 내밀어준 손과 기꺼이 무릎을 구부린 모습은 절대 잊혀지지 않겠죠. 두 사람이 같은 속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이 짧은 영상은 많은 이에게도 전달돼 가슴 한쪽에 따뜻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꼭 칭찬해 달라’는 제보자의 말대로 남학생의 눈부신 배려와 진심을 진심으로 칭찬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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