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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시하나” 성착취물 뿌린 16세…베트남서 송환돼 구속

페이스북 통해 미성년자에게 친근하게 접근
사진·동영상 촬영 유인
홧김에 피해자 지인들에게 공유


지난해 4월 미성년자인 딸의 사진과 영상이 유포된 사실을 파악한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 A양에게 접근해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요구한 이는 박모(16)군이었다. 박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A양에게 말을 걸어 친해졌다. 이후 A양의 몸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도 요구했다. 친분을 활용해 미성년자를 유인하는 전형적인 ‘성 착취’ 수법이었다.
박군은 A양과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다 말다툼을 벌이게 됐고, 홧김에 A양이 전송한 사진 등을 A양 지인들에게 전송했다. A양은 지인들을 통해 자신의 사진이 떠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군은 “나를 무시하냐. 화가 나서 네 사진과 영상을 뿌려버렸다”고 A양에게 털어놨다고 한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A양 가족들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박군은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2017년 부모와 함께 베트남에 입국한 상태였다. 경찰은 드러난 피해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보고, 지난해 7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수배를 내렸다.
베트남 경찰은 지난달 박군의 부모가 베트남 호치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거주지를 찾아냈다. 거처가 일정하지 않은 박군인 부모의 집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 현지 경찰은 잠복근무에 끝에 박군을 검거했다. A양으로부터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을 들은 박군은 베트남에서도 자신의 동선을 감추며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국으로 송환된 박군을 체포해 조사한 뒤 지난달 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및 배포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로 수원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지 언론은 박군이 유료 사이트에 성 착취물을 올렸다고 보도했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이런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몇몇 지인들에게 문제의 사진과 영상을 보낸 내역이 파악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을 노린 범행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왜곡된 성적 욕망이나 충동이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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