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9일 양자토론 회담 주제 등을 논의한 실무협상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또다시 결렬됐다. 양당은 30일 오전 11시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오후 실무협상을 마친 뒤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일 11시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토론 주제를 놓고 양당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을 31일에 실시한다는 큰 틀에는 일단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토론을 이틀 남긴 시점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자토론의 개최 여부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다만, 양당은 토론회 개최 시간에 대해서는 31일 오후 6~8시로 잠정 합의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일대일’ 맞싸움이 성사되기까지 난관이 수두룩하다. 가장 크게 의견이 엇갈리는 대목은 토론 주제다.

국민의힘은 큰 틀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을 주제로 정해놓고 자유롭게 토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초 주제와 방식에 조건 없는 양자토론 제안은 이재명 후보가 먼저 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토론이 임박해지자 왜 이렇게 많은 조건을 다는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양자토론의 본질은 조건과 제약 없는 토론”이라며 “국민 앞에서 당장 토론할 듯이 자신만만했던 이 후보는 어디에 있나”라고 압박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더 이상 조건 없는 양자토론을 피하지 말고, 31일 저녁에 온 국민 앞에서 양자 토론을 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

민주당은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도덕성 검증 등 토론 주제를 세부적으로 정해야 토론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반론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물가, 교육, 부동산, 대장동 의혹 등 주제를 쪼개서 10분씩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럴 경우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우선 자유토론을 가진 뒤 3일에 한번씩 만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양자토론을 이어가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이 열린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법정토론에서는 세부적인 주제가 정해져 있는 만큼 양당이 새롭게 합의한 양자토론에서는 주제 제한 없이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후보의 약점인 대장동 의혹과 백현동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해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 속내다.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 관계자는 “국정 현안 전반을 주제로 한 무제한 토론 방식이 합의되면 다른 부분은 모두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이런 의도를 간파한 민주당도 물러날 기색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주제를 나누지 않게 되면 토론이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며 “두 후보 모두에게 득이 안 되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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