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배불리” 산불현장 ‘무료’ 짬뽕집, 깜짝 근황 [아살세]

[아직 살만한 세상]

'배달의 민족' 캡처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9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원 삼척까지 번지면서 산불 피해면적과 지속시간이 국내 최장 기록을 갱신했는데요.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울진·삼척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17분을 기준으로 지속시간 192시간(만 8일)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울진의 한 중국집은 산불로 고생하는 이재민과 산불 진화작업자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준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었는데요. 이 중국집은 또다시 훈훈한 소식을 전하며 더욱 깊은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산불 화재 난 울진의 어느 중국집 근황’이라는 게시물이 화제였습니다. 작성자가 공개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 앱) 화면에는 한 중국집이 “산불 작업하시는 분들과 이재민 분들께 무료 식사 보내드린다”라고 적어둔 것을 볼 수 있었죠.

사장님은 “요청사항에 ‘산불 작업’이라고 기재해주시고 결제는 후불 결제로 변경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주려는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처음 대다수 누리꾼들은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식당 측의 선행을 악용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뜻밖의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 중국집은 울진의 한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평범한 식당이었지만, 전국에서 주문이 잇따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연을 접한 전국의 누리꾼들은 음식값을 지불한 뒤 음식을 받지 않는 방법으로 기부 행렬을 이어갔습니다. 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는 일명 ‘돈쭐’ 움직임이었죠.

실제 배달 앱 속 해당 가게 리뷰란을 보면, 누리꾼들은 “사장님의 선행에 숟가락 얹고 간다. 울진 가면 꼭 들린다” “아직 따뜻한 세상이다” “마음으로 먹었는데도 배부르다. 다음번엔 매장 방문해 먹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기부자들은 “대구에서 주문한다” “광주 사는데 참여한다” “창원에서 배부르게 한 그릇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말 그대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손님들이 한마음으로 짬뽕 한 그릇을 배부르게 먹은 것이었죠.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1일 앱을 통해 추가된 사장님의 공지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식당 측은 화재 현장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선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울진군 공식 기부처에 기부금 5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사장님은 “매장으로 기부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며 “그 감사함을 꼭 좋은 곳에 쓰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보내주신 기부금과 제 개인적인 기부금을 포함해 울진군 공식 기부처 ‘A짬뽕 외 손님들’ 이름으로 500만원을 전달했다”고 알렸습니다.

식당 측은 ‘사장님이 딱히 인터뷰를 원치 않으신다’는 정중한 의사를 전해주셨는데요. 그 마음 역시 겸손하면서도 귀한 진심이 담겨있을 것으로 생각해 존중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 개인의 선행으로 시작돼 ‘A짬뽕 외 손님들’이라는 선한 물결로까지 이어진 ‘짬뽕 한 그릇’의 온기만큼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