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인 맡기면 연이자 100%”… 금감원, ‘먹튀’ 조사

금감원, ‘코인 스테이킹’ 실태조사 착수
연이율 100% 달해… 커지는 먹튀 우려
관련 법 미비, 예치금 떼여도 처벌 불가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예치하면 연이율 수십퍼센트의 이자(보상)를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해 금융당국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사업구조조차 불분명한 업체들이 난립하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선제조치에 나선 것이다. 다만 조사 결과 부실이 확인되더라도 현행법으로는 처벌이 어렵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4일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했다”며 “현행법 위반이 의심되는 업체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테이킹은 투자자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일정 기간 묶어두는 대신 해당 기간이 끝나면 원금과 함께 약속된 비율의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은행으로 치면 예·적금에 해당한다. 은행에 원화를 맡기면 원화로 이자를 주듯 코인을 맡기면 코인을 이자 개념으로 주는 방식이다. 예치된 기간 동안 해당 수량에 대한 매도·출금은 금지된다.

적지 않은 업체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율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거래소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날 기준 앵커(19%) MX코인(50%) CAKE코인(100%) 등 비대중적인 종목일수록 이율이 높다. 최근 나오는 은행권 특판 적금상품 이율이 연 5%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업체가 약속한 이자와 관련된 사업구조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 이자를 지급하다가 더이상 신규 모객이 불가능한 시점에 ‘먹튀’를 하는 일종의 폰지사기라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거래소나 중소 업체의 경우 고객센터 연락망조차 기재돼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해구제를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

스테이킹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시세 등락에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스테이킹이 종료되고 약속된 수량만큼의 이자를 받아도 그사이에 시세가 폭락해버리면 실제로는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당국은 미비한 입법 탓에 난립하는 스테이킹 서비스의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스테이킹의 개념, 규제 방법, 투자자 보호 등에 관한 사항이 법률로 전혀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 24곳의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신고를 받아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발행처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스테이킹이나 해외 거래소의 경우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만약 스테이킹 업체가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당 업체가 처음부터 투자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접근했다면 사기죄 적용을 검토해볼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입증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사업실패와 기만·사기를 구분하기 어려운 게 암호화폐 업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실태조사도 전적으로 개별 기업의 협조하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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