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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린이날 100주년…5월 5일 대신 1일 기념식 하는 이유는?

소파 방정환 등이 어린이날로 처음 제정한 것은 5월 1일
어린이 문화예술 관련 단체 모여 5월 내내 관련 행사 추진

'어린이'이라는 단어와 어린이날을 처음 만든 소파 방정환(왼쪽)과 1925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날 깃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단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쓰인 것은 1920년대 들어서부터다. 소파 방정환이 번역 동시 ‘어린이 노래 : 불을 켜는 아이’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란 단어를 본격적으로 썼다. 당시만 해도 어린이는 어른의 소유물로 여겨졌으며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대접받지 못했다. 방정환은 ‘늙은이’나 ‘젊은이’와 대등한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후 1922년 여러 소년운동 단체, 신문사, 천도교 등이 논의를 통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했다.

이듬해 방정환 등 일본 유학생들이 소년운동 활성화를 돕고자 도쿄에서 색동회를 발족하는 한편 한국 최초의 순수 아동 잡지인 ‘어린이’를 창간했다. 그리고 5월 1일 색동회를 중심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천도교당에서 크게 열었다. 당시 어린이날 선전지가 4종류 12만 장이 배포됐으며, 기념식 후 200명의 어린이가 경성 시내를 행진했다.

이후 어린이날은 전국에서 열리는 기념행사로 발전했다. 다만 5월 1일이 노동절과 겹쳤기 때문에 1927년부터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날 행사를 5월 첫째 일요일에 열었다. 그런데, 어린이날의 규모가 매년 커지자 일제는 어린이날 행사가 민족의식을 높일 것을 염려해 1934년 잡지 ‘어린이’를 폐간한 데 이어 1937년 어린이날 행사도 금지했다. 하지만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어린이’가 다시 발행됐으며 어린이날 역시 부활했다. 해방 이후 첫 기념식은 1946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인 5월 5일 열렸는데, 이후 날짜가 달라지는 불편을 막기 위해 아예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다. 그리고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어린이날은 국가적 행사가 됐다.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단이 올해1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만든 종이깃발의 앞면과 뒷면.

올해는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아동문학 및 어린이 문화예술 기관 60여 곳이 참여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 어린이 문학 주간’, 천도교의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사업회’와 손잡고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올해는 5월 5일이 아니라 1일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100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1923년 발표됐던 ‘어린이 해방 선언문’ 낭독과 함께 행진이 재현된다. 전날인 4월 30일 전야제에서 방정환의 창작 동화 ‘4월 그믐날 밤’ 낭독과 그의 문학 작품을 모티브로 한 무대가 마련된다.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단’은 27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간 준비작업을 통해 5월 한 달간 전국적으로 선보이는 문학, 전시,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5월 5~26일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앞마당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한국동화 100년’ 전시가 열린다. 방정환의 잡지 ‘어린이’부터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 100년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살펴보는 자리로, 어린이도서연구회가 한국 아동문학 명작 100권을 선정해 전시한다. 또 5월 첫째 주에는 아동문학 작가와 만나 책을 읽고 대화하는 ‘어린이를 위한 문학 콘서트’가 서울과 세종시에서 진행된다. 5월 5일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조영글 작가, 7일 세종 지혜의 숲에서 김리리 작가가 참여한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지부가 올해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해 ‘방정환의 말:맛 창작소’ 사업을 추진한다.

또 국내 아동극단이 대부분 가입된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ASSITEJ Korea, 아시테지 코리아)는 어린이날 및 어린이청소년극 100주년을 맞이해 ‘방정환의 말:맛 창작소’ 사업을 추진한다. 방정환은 1923년 잡지 ‘어린이’에서 ‘토끼의 재판’ ‘노래 주머니’ 등의 어린이극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전래동화나 서양의 명작동화를 토대로 만든 방정환의 어린이극은 한국어의 말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아시테지 코리아는 6개 어린이극 단체와 함께 방정환의 어린이극을 이야기꾼 중심의 1인극으로 만들어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찾아가는 공연’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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