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논란된 윤재순 비서관…과거 시집 도마에, 왜

지하철 성추행 실태 다룬 시 ‘전동차에서’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 자유가” 등 표현

윤재순 비서관이 2001년 출간한 시집 '가야할 길이라면' 표지와 그 안에 실린 시 '전동차에서' . 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성비위 전력과 함께 직접 써낸 시집 속 표현에서 왜곡된 성인식을 드러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건 윤 비서관이 검찰 수사관 시절이던 2002년 1월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뒤 펴낸 ‘가야 할 길이라면’이라는 시집 속 시 ‘전동차에서’와 ‘초경, 월경, 폐경’ 등이다.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는 지하철 내 성추행 세태를 담았는데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등의 표현이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 시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다음 정거장을 기다릴 뿐/ 아무런 말이 없어요”라고 이어진다.

시적 허용을 인정하더라도 성추행을 ‘짓궂은 사내아이의 자유’, 지하철 열차 안을 ‘성추행 자유가 보장된 곳’ 등으로 표현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에 “20년 전에 쓴 시로 세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 언어로 표현한 것일 뿐 성추행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 비서관의 또 다른 시 ‘초경, 월경, 폐경’에서는 초경과 관련해 “나는 여자가 되었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거야/ 누가 뭐래도 나는 여자야/ 흘러내리는 환희에 빛나는/ 순결/ 거룩한 고통이더라”라고 표현하고 폐경을 언급하면서는 ‘선홍빛 매화꽃도 시들더라/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라고 쓰기도 했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당선인 대변인실

논란이 더 커진 것은 윤 비서관이 과거 여성 직원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 등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문제가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윤 비서관은 1996년 10월 서울남부지청 검찰주사보 시절 여성 직원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으로 인사 조치를 받았고, 2012년 7월 대검찰청 정책기획과 검찰사무관 시절에도 여성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대검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비서관의 성추행 전력과 왜곡된 성인식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서윤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4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비서관은 2012년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는 발언을 하고, 직원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한다”면서 “명백한 성희롱과 성추행 정황에도 처분은 경고에 그쳤고, 승승장구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에 검찰부 이사관으로 승진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징계 전력을 모를 수 없다. 대통령실은 경고는 정식 징계가 아니라며 두둔한다. 결국 성희롱과 성추행 사실을 알면서도 발탁했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 국민의힘 정권은 성비위에 관대하냐. 성비위 인사를 강행해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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