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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신 도입 의미 없어…코로나 2년 경험 전수가 더 시급”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주최 공동 세미나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과 달리, 이제 와서 백신을 전달하는 것은 늦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들은 오히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북한에 전수하기 위한 남북 실무진 교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16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이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오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크지 않다. 도입해서 배포하고 주민이 접종하는 모든 기간은 1개월이 넘는다. 그때는 이미 유행 곡선이 정점을 지나 내리막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파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문진수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소장도 “북한에 백신 저장고가 설치돼있어서 도 단위는 3개월, 시 단위는 1개월 간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mRNA 백신용은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백신의 보관조차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소장은 도 “국제 사회가 냉동 설비를 제공하더라도 각 지역으로 냉동 설비를 수송할 차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백신보다도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북한에 전수하는 게 급선무라는 조언이 나온다. 오명돈 교수는 “당장 환자에게 도움이 될 조치를 해야 한다”며 “새로운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할 때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우리는 중앙임상위원회라는 네트워크로 매주 화상 회의로 경험을 공유해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남북 의료인 간 대화 채널을 열면 우리의 2년간 경험이 북한 주민 진료에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인 류영철은 16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14일 오후 6시 현재 각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발열자 수를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문진수 소장은 “2018년 평양 공동 선언에 전염성 질병 방역에 관한 합의 내용이 있다. 전염성 질병 긴급 조치를 비롯한 협력을 강화하자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며 “남북의 직접적인 코로나19 대비를 위한 협력은 공동 선언을 근거로 진행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중국을 벤치마킹하고 있고 중국 전문가가 일부 평양으로 입국했다는 보고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북한이 중국과 협력에는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북한에서는 장기간 격리로 인한 주민 불만은 비교적 작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지역 시, 군, 구역 단위 봉쇄와 통제 부분은 상당히 잘 작동할 것이다. 주민이 익숙해져 통제에 잘 따를 것”이라며 “격리 장소 확보나 의료진 동원도 어느 정도 통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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