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300만원… ‘루나 폭탄’ 세계 최대 거래소도 물렸다

바이낸스, 테라·루나 투자 대비 -99.92%
창펑자오 CEO “다시 가난해졌다” 자조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포털 사이트 야후 파이낸스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11월 16일 AP통신과 화상 인터뷰를 하는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 야후 파이낸스 영상 캡처, AP뉴시스

세계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인 미국 바이낸스가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투자 대비 99.92%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 대비 손실률을 계산하려면 소수점 6자리까지 헤아려야 한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다시 가난해졌다”고 자조했다.

자오 CEO는 16일(현지시간) 테라·루나에 초창기부터 들인 투자금을 지난달 한때 500배 이상으로 불렸지만 지난주 폭락장에서 대부분 날린 일련의 과정을 트위터에 소개했다.

자오 CEO는 “바이낸스가 (초창기 테라폼랩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한 대가로 1500만 루나를 받았다. 이게 한때 16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상승률은 정점에서 560배까지 치솟았다. 바이낸스는 루나를 (다른 거래소나 전자지갑으로) 이동하거나 판매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자오 CEO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테라 블록체인 주소를 공개했다.

자오 CEO의 말대로라면, 바이낸스는 2018년 출범한 테라폼랩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우리 돈으로 약 38억33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시 바이낸스는 가상화폐 열풍으로 성장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거래소였다.

바이낸스는 투자의 대가로 받은 루나의 가치 상승으로 자산을 불렸다. 자오 CEO는 “16억 달러까지 불어났다”고 말했는데, 루나의 지난달 고점에서 집계한 평가액으로 보인다. 우리 돈으로 2조400억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테라·루나의 지난주 폭락장에서 바이낸스의 자산은 사실상 폐지 조각으로 바뀌고 말았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바이낸스 보유 루나 가치가 2391달러(약 306만원)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자오 CEO는 이 기사의 온라인판을 트위터로 옮기면서 “다시 가난해졌다(Poor again)”고 적었다.

자오 CEO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를 비판해왔다.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제안한 권 CEO를 향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테라 블록체인의 재편은 어떤 가치도 생산할 수 없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가난해졌다”는 자오 CEO의 이날 트윗은 권 CEO에 대한 조롱의 의미를 담았을 가능성이 있다. 권 CEO는 지난해 7월 테라·루나의 알고리즘을 비판한 영국 경제학자 프랜시스 코폴라에게 “나는 트위터에서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I don’t debate the poor on Twitter)”고 비꼬았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업계에서 권 CEO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됐다.

바이낸스 소유 루나 가치는 투자 대비 0.08%, 고점 대비 0.0000015%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루나는 오후 1시30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0.00018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자오 CEO가 트윗을 작성할 당시 루나의 평가액은 0.0002달러대였다. 바이낸스 소유 루나 가치는 자오 CEO가 트위터에 알린 것보다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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