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해명, 지옥 같은 시간”… 미주 한인母, 국제청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 거주하며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인 교포라고 밝힌 누리꾼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의 스펙 의혹을 비판하는 글을 16일 국제청원 사이트인 ‘체인지’에 올렸다. 체인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민간 청원 플랫폼이다. 이 글은 18일 새벽 6시30분 6800명이 넘는 사람의 추천을 받았다.

청원인은 ‘한동훈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 I’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희는 미국에 거주하며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미주 교포 엄마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국제청원 사이트 체인지 캡처

청원인은 먼저 “한동훈 딸의 각종 의혹과 한동훈 측 해명을 지켜보던 지난 며칠간은 저희에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며 “미국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엄마인 저희는 이 사태를 지지 정당에 따른 진영의 논리를 통해 이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입시를 겪었거나 겪게 될 자녀를 둔 당사자들의 입장이기에 더욱 또렷이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 사태의 본질은 한국 특권층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촘촘히 설계하고 실행했던 조직범죄였다”고 이번 의혹을 규정했다.

이어 “새 정부 법무부 장관의 가족이 얽혀 있는 범죄 카르텔의 직간접적인 피해자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의 자녀라는 사실이 저희를 공분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우리가 아이에게 교육해야 하는 정직과 성실함의 가치가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의 집단적 범죄극에 의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지금의 사태를 보며 참담한 엄마들의 심정으로 묻고 싶다”며 “새 정부가 내세운 바로 그 가치, 공정과 정의의 참뜻이 무엇인지, 대체 무엇이 한동훈의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청원인은 한 장관 딸 의혹을 두고 먼저 “약탈적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것은 한국의 일부 비양심적인 고액의 미국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허위로 학생들의 우수한 학문적 잠재성을 포장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장관이 ‘딸이 쓴 건 논문이 아니고 에세이 등을 모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해 “그 글들을 개인 블로그나 학생들의 일반적인 의견 교환 채널 등이 아니라 왜 일명 ‘약탈적 학술지’에 ‘Independent Researcher(독립 연구자)’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느냐”고 따졌다.

아울러 청원인은 “반복적인 표절의 문제와 대필 저자의 문제는 미성년자의 미숙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동훈은 ‘고등학생이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리 수준의 글’이라는 답변을 반복적으로 내놓았다”며 “틀렸다. 교묘한 표절글은 고등학생이 충분히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라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 글”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논문의 대필 논란에 대해서도 “케냐 국적의 전문 대필 작가가 대신 써준 의혹에 대해 ‘온라인 첨삭 등의 외부조력은 있었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일반적인 단순한 온라인 첨삭지도를 위해서라면, 굳이 케냐인 대필전문가가 필요했을 것 같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청원인은 또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해명은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입시에 활용하건, 입시용 스펙을 위해 간접적으로 활용하건, 부정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이어 “누구의 작품일까요?”라며 “저희가 분노하는 것은 한동훈 딸의 스펙에 드리워진 영악하고 교활한 어른들의 조직적인 개입”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가 아니라 저희 같은 일반인들이 검색하고 확인하여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들만 모아놓고 보더라도 여러 부정이 얽혀 있는 한동훈 딸의 스펙이 순수하고 성실한 고교생이 단독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끝으로 “다시 한번 한동훈에게 묻고 싶다.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며 “왜 당신들의 탐욕에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딸의 부정한 스펙 쌓기에 대한 우리의 질문은 이제 시작”이라며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또 “아무리 기만적인 말로 해명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파헤칠 것이고, 하나하나 검증하고 공론화할 것이고, 끝까지 질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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