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스테이블코인… 테라 이어 테더서 9조원 인출

코인게코 “12일부터 70억 달러 이상 인출”
테라와 다른 테더, 폭락 후 1달러 선 회복

테더, 이더리움, 비트코인(이상 앞부터) 로고를 새긴 동전 모형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암호화폐 가격 차트 위에 놓여 있다. AFP통신이 촬영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테라USD처럼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는 테더에서 9조원에 달하는 인출 정황이 포착됐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의 뱅크런(대규모 인출)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1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시세 정보업체 코인게코의 분석을 인용해 “테더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 12일부터 70억 달러(약 8조9000억원) 이상의 인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은 테라와 연계된 네이티브 토큰 루나의 하루 낙폭이 90%대로 확대된 날이다. 코인게코는 테더의 유통 공급량이 1주일 전 830억 달러에서 이날 760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처럼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는 통화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채굴‧발행 주체가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식으로 보존된다. 테더는 개당 가치를 미화 1달러에 고정하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한국산 블록체인 테라폼랩스는 테라에 루나를 연계하는 방식을 택해 가격 고정을 시도했다. 테라는 가치 하락 시 1달러어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거래 형식으로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테라 시세가 급락하면서 루나의 동반 하락이 발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렛은 테라와 루나의 연계된 하락을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로 묘사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서 비롯된 시장의 공포에 휩쓸린 테더의 가치는 지난 12일 한때 0.97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가격은 안정돼 테더의 가치가 1달러 안팎으로 돌아왔다.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10시40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0.9989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테더가 테라와 다르게 가격을 회복한 이유는 충분한 준비자산을 보유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주 검찰 조사에서 테더는 준비자산으로 달러화 현금과 단기 기업어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는 단기 미 국채 345억 달러, 기업어음 242억 달러, 현금 42억 달러를 자산으로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CNBC는 “테더의 자산 명세가 카리브해의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있는 직원 3명짜리 회사에서 승인된 것”이라며 “보유 자산에 대한 감사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테라의 폭락은 통화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올해 말까지 의회에서 규제 법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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