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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증오 조장, 공화당 찍겠다” 머스크 트윗 폭탄

테슬라, S&P ESG지수서 탈락
민주당 ‘정치적 공격’ 판단한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19년 3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자사 전기차 ‘모델Y’ 공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ESG지수 탈락에 항의하듯 트위터에서 거센 발언을 쏟아냈다. “ESG는 사기”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공화당에 투표하겠다”며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머스크는 19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엑손모빌은 환경, 사회 책무, 기업지배구조에서 S&P의 세계 10위 안에 들어간 반면, 테슬라는 목록에서 누락됐다. ESG는 사기다. 거짓된 사회 정의 투사들에 의해 무기화됐다”고 적었다.

머스크에게 지목된 엑손모빌은 미국의 석유 기업이다. 느리지만 꾸준하게 방향을 잡아가는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테슬라의 친환경 사업 정책이 엑손모빌을 압도한다고 확신했다. 한 번의 트윗으로 성에 차지 않은 듯 S&P 트위터 계정을 연결해 “이들은 진정성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S&P는 지난 18일 ESG지수에서 테슬라를 제외했다. ESG는 증권시장 상장사의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책무 이행을 평가하는 지표다. 실적과 이윤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기업에 요구하는 시장 참여자의 의식 변화에 따라 각 금융‧증권사는 ESG 지표‧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S&P의 경우 뉴욕증시 상장사의 ESG지수 순위를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S&P는 미흡한 탈탄소 전략, 인종차별 및 열악한 노동환경을 테슬라의 ESG지수 탈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S&P ESG지수 북미 담당자인 마거릿 돈은 “테슬라 전기차가 배기가스 감소에 기여하지만, 공시가 부족해 투자자의 우려를 낳는다. 기업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차원에서 이 기업의 관행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수 탈락의 결정적 원인은 결국 머스크에게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를 부정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시절에도 태양광‧전기차 같은 친환경 사업을 전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선언할 때 “자문단에서 빠지겠다”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는 대통령 자문단의 일원이었다.

머스크의 이런 친환경 기조는 테슬라의 S&P ESG지수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테슬라는 소비자에게 친환경 기업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2020년 전후 전기차 수요 폭증 시기에 사세를 키웠다. 이 틈에 머스크는 미국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1위에 오를 정도로 자산을 불렸다. 이날까지 집계된 그의 자산 가치는 2100억 달러(약 267조4000억원)로 평가된다.

문제는 머스크의 실언과 막말에 있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여론을 움직이고 경영 활동의 이익을 얻었다. 머스크는 팔로어 9400만명과 연결된 ‘파워트위터리언’이다. 이제 트위터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의 테슬라와 관련한 트윗 중 일부는 주가 조작 행위로 지목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S&P ESG지수 탈락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위시한 집권 민주당의 정치적 공격으로 봤다. 그는 트위터에서 “나에 대한 정치적 공격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테슬라가 어떤 회사보다도 환경을 위해 더 많이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는 한때 민주당에 투표했다. 그들은 친절한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 이제 더는 그들을 지지할 수 없다. 공화당에 투표하겠다. 이제 나를 향해 펼쳐지는 그들의 비열한 책략을 지켜보라”고 했다. 미국에서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중간선거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월 8일에 열린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S&P ESG지수 탈락에 대해 “기가 찬다. 의견을 낼 가치도 없다”며 자신을 옹호한 미국 투자사 아크인베스트 CEO 캐시 우드의 트윗에 “그렇다. 핵티비즘의 명백한 사례”라고 댓글을 달았다. ‘핵티비즘’은 사이버상의 정치행동주의를 말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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